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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비행기는 죽어서 카페를 남긴다. 요즘 운행 기간이 10 ~30년이 넘은 퇴역 비행기를 사들여 식당이나 카페로 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도 비행기 카페는 있었지만, 최근 비행기 거래의 특징은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대형 여객기가 매물로 올라오는가 하면 전문 거래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퇴역 비행기 전문 거래 회사인 C&T의 김재수 실장은 “지난해 9월 이후에만 5대가 매물로 나왔다. 인터넷을 타면서 갑자기 이슈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C&T는 비행기 구매 붐을 타고 지난해 10월에 설립된 회사다. 거래되는 기종은 DC-9·IL-86·TU154 등 여객기다. 간혹 퇴역 헬리콥터도 매물로 나온다.

경매 사이트에 등장했던 비행기는 2억8천5백만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비행기는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 분해해서 수입한 후 다시 조립하는 절차를 거친다. 실제 통관과 조립 비용까지 고려하면 폐비행기 가격은 통상 3억5천만~6억 원.

비행기를 식당이나 카페로 쓰려면 땅이 7백 평 정도 있어야 한다. 요즘 비행기 카페 주인들은 단순히 여객기 몸체를 놓는 것에서 발전해, 주변을 활주로처럼 꾸민다든가, 비행기 1대를 3대처럼 보이게 개조하는 등 진화한 인테리어를 선보이고 있다. 중형 항공기 이하는 건축법에 저촉되지 않고 공사할 수 있다.

이들 비행기 카페의 매력은 독특한 개성에 있다. 종업원들이 기장·스튜어디스 복장을 입고 손님을 맞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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