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심포지엄·시극·연극 등 잔칫상 풍성
최교수의 언급에는 또한 같은 월북 문인이지만 정지용이 남한에 직계 후손이 있어 계속 ‘관리’를 받은 반면, 남한에 직계 가족이 없는 상허는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너무 홀대받아 왔지 않느냐는 안타까움이 묻어 있다.
올해는 이태준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계용묵·박용철·박화성·이양하·이육사 등 쟁쟁한 근대 문인들도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와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이들 문인 6명을 기리는 기념문학제(주제 ‘어두운 시대의 빛과 꽃’)를 4월29~30일 개최한다.
국내 최초로 ‘이태준 문학’ 본격 논의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는 2001년 시작되어 올해로 4회째. 올해는 예년에 비해 훨씬 풍성한 잔칫상이 차려질 듯하다. 문화관광부와 서울시가 1억원을 지원해 프로그램이 더욱 풍성해진 덕분이다.
우선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이틀간 열리는 심포지엄에서는 작가론 일곱 편을 비롯해 논문이 모두 아홉 편 발표된다. 총론을 맡은 최동호 교수는 ‘절명자와 무명화의 길’이라는 주제로 이육사와 박용철의 시를 분석하고, 역시 총론을 맡은 정호웅 교수(홍익대)는 ‘어둠 속의 익은 세계’라는 주제로 이태준·계용묵·박화성의 소설과 이양하의 수필을 분석한다.
둘쨋날 오전에는 이태준이 집중 논의될 예정. 이태준은 <오몽녀>(1925년)로 데뷔한 이래 북한에서 숙청되기 전까지 단편 60여 편과 중·장편 18편을 발표해 한국 현대 문학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다.
하지만 월북 작가라는 굴레 때문에 아직껏 그의 작품은 제대로 소개조차 안되어 있다. <문장강화론>이 너무 유명해 소설가라기보다는 문장가로 기억될 정도다. 그래서 이번 기념문학제는 공개 석상에서는 거의 최초로 이태준 문학을 본격 논의하는 자리가 될 듯하다. 장영우 교수(동국대)가 작품론을, 이병렬 교수(숭실대)가 ‘이태준 전체 연구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 조창환 교수(아주대)가 ‘이육사론’, 오형엽 교수(수원대)가 ‘박용철론’, 문학 평론가 김윤태씨가 ‘이양하론’, 김경수 교수(서강대)가 ‘계용묵론’, 김미현 교수(이화여대)가 ‘박화성론’을 발표한다.
둘쨋날 저녁에는 서울 사간동 금호리사이틀홀에서 문학의 밤 행사(시사랑문화인협의회 공동 주관)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작가들의 유족이 나와 문인·일반인 들과 함께 고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6명의 대표 작품 낭송, 이육사의 시와 이태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시극 공연, 박화성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 공연, 국악실내악단 ‘신모듬’의 연주도 준비되어 있다.
민족문학작가회의와 대산문화재단은 이번 행사와 별도로 몇몇 문인에 대한 개별 행사도 준비 중이다. 10월에 이태준의 고향인 강원도 철원에서 ‘상허 이태준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민 영)와 공동으로 ‘상허 100주년 문학제’를 연다. 계용묵 전집 발간, 각 지자체와 함께 하는 이육사·박용철·박화성 기념 행사도 준비 중이다. 국문학자 도남 조윤제 박사를 기리는 학술대회도 따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