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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심리치료사 ‘인기 폭발’
세계적으로 미국인들처럼 애완 동물을 사랑하는 국민도 드물다. 최근 미국 동물병원협회가 애완 동물 소유자 1천2백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이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 같은 명절을 애완 동물과 함께 보낸다. 또 절반 이상은 애완 동물의 생일에 자녀들과 똑같이 생일 축가를 불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지극 정성을 반영하듯 지난해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애완 동물 용품이나 치료를 위해 소비한 돈이 자그마치 3백억 달러를 웃돌았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직종 중 하나가 애완 동물 전담 심리치료사인 까닭도 여기에 있다.
미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애완 동물은 개와 고양이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대략 고양이 7천8백만 마리와 개 6천5백만 마리가 각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 그 밖에 새 1천7백만 마리, 파충류 9백만 마리, 말 5백만 필 그리고 물고기 1억9천2백만 마리가 각 가정에서 살고 있다.
도마뱀과 같은 파충류는 영화 <쥐라기 공원>의 흥행과 함께 애완 동물로서 큰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애완 동물도 옷이나 취미처럼 유행을 탄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근교 메릴랜드에서 지난 20년간 애완 동물 가게를 운영해온 재미 동포 김 아무개씨는 “수적으로 보면 고양이가 개보다 훨씬 많지만 미국인들은 개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다른 동물보다 특히 개나 고양이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사람과 정서를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애완 동물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더욱 깊어졌다. 미국 애완동물용품협회 로버트 비티어 부회장은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걱정과 긴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많은 미국인들은 테러 전보다 더 애완 동물에 집착하고 이들로부터 위안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미국에서 ‘애완 동물 상팔자’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