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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 여부가 삶의 질에 큰 영향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그중에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은 그 경과가 만성적이고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의심되는 경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은 질병 초기부터의 적극적인 치료가 장기적인 질병 예후와 삶의 질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질병이다.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은 위장관의 만성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데, 그 종류로는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종종 베체트 장염도 속한다. 

염증성 장 질환의 발병률과 유병률은 수십 년 증가해 왔는데,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서구식 식습관, 항생제 사용 증가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2019년 연구에서 한국의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의 추정 유병률은 각각 10만 명당 79.6명과 26.3명으로 나타났다. 염증성 장 질환의 대표 증상은 설사·복통·혈변·체중감소·식욕감소·피로·발열 등이다. 크론병의 경우는 복통·체중감소·설사가 몇 주 이상 지속된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는 혈변·설사·점액변·배변 후 잔변감이 흔하다. 또 항문 주위에 치루·치열·농양 등이 생기는 경우는 크론병일 가능성이 높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에 이르기까지 위장관 모든 부분에 발생할 수 있는 염증성 장 질환이다. 보통 소장의 끝과 결장의 시작 부위에 잘 발생해 간혹 충수돌기염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장이 헐었다가 회복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장의 내강이 좁아지는 협착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폐쇄까지 생길 수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저염식·저섬유식이 증상 개선에 도움 

궤양성 대장염은 항문 가까운 직장에서 병이 시작해 결장의 다른 부분으로 점차 퍼지는 양상을 보인다. 대신 소장은 침범하지 않는 것이 특징적이다.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은 장에만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관절염과도 연관돼 있다. 또 피부에도 따가운 붉은 반점이나 혹(결절성 홍반), 아프타성 구내염, 눈의 포도막염이나 공막염 등을 생기게도 한다. 

이러한 염증성 장 질환을 진단하는 데는 병력·증상·혈액검사·대변검사·대장내시경과 조직검사·복부 CT 등 영상 검사 소견을 활용한다. 특히 대장내시경 소견은 필수적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난치성 질환으로 완치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평생 관리하며 지내는 질환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은데, 그 때문에 질병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질병의 경과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철저한 증상 모니터링을 통해 치료 목표에 따른 현 치료의 적절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해 삶의 질을 높이고 염증성 장 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를 위해 주로 스테로이드·면역조절제·생물학 제제 등을 사용한다. 

자가 관리에서는 식이 조절이 중요하다.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저염식을 하는 것이 좋고, 섬유질이 적은 저섬유식을 섭취하는 것이 배변 횟수나 설사 횟수를 감소시켜 더 좋다. 기름지거나 튀긴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유당이 제거된 유제품을 섭취하는 편이 좋다. 음료수는 가급적 당분이 적은 음료를 선택하고, 카페인은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체중이 많이 빠지거나 성장이 늦은 소아와 청소년 환자는 고열량 식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급적 식사는 적은 양을 자주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염증성 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대장암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2.5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염증 범위가 넓거나, 질병에 걸린 기간이 긴 경우, 염증이 심한 경우 대장암 위험도가 높아진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과거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대장암 전 단계의 이형성 병변이 있었던 경우도 위험도가 높다. 따라서 만성 염증성 장 질환 발병이 8년째 되는 시점부터는 무증상이더라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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