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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저절로 호전되지만, 혈성 설사·점액변·고열 동반되면 즉시 병원 치료 받아야

여름 무더위 속에서 제철 음식에 탐닉하다 보면 종종 반갑지 않은 손님인 급성 장염을 맞이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장염 및 식중독은 1년 중 6월부터 8월까지가 전체의 50~60%를 차지한다.  급성 장염은 장에 염증이 생겨 갑자기 열이 나고 오한·몸살·구토·설사를 하며 경우에 따라선 혈변과 점액변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병이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크게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분류하는데,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로 인한 감염성 장염이 흔하다. 보통 이런 병원체가 위장관에 들어가면 장 내벽에 달라붙는다. 일부는 독소를 생성해 설사를 유발하고 일부는 장벽을 둘러싸고 있는 세포를 훼손해 염증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병원체는 노로바이러스·로타바이러스·병원성대장균·비브리오·살모넬라·캄필로박터·황색포도상구균 등이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에 유행해 ‘위 독감’이라고도 불리지만, 사실 초여름까지 기승을 부리는 감염성 높은 바이러스다. 오염된 음식이나 물 또는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 감염되면 구역·구토·묽은 설사·위경련 등이 갑작스레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로타바이러스는 주로 어린이에게 영향을 미치며 세계적으로 영·유아 설사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심한 묽은 설사가 주 증상이고 구토·발열·복통도 동반될 수 있다. 병원성 대장균 중에는 장독소성 대장균(ETEC)도 빼놓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여행자 설사와 관련된 세균으로 오염된 음식과 물을 통해 전염된다. 묽은 설사·복부 경련·구역·구토·발열이 동반된다. 비브리오는 잘 알려진 여름철 식중독균이다. 이 세균은 20도가 넘는 따뜻하고 소금기 있는 물에서 잘 자라고 5도 이하에서는 거의 증식하지 않는다. 날 음식이나 덜 익힌 해산물·어패류 섭취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열에 약하기 때문에 60도 정도에서 15분 이상 조리하면 거의 사멸한다.  황색포도상구균 감염은 보통 독소 섭취 후 30분에서 8시간 안에 구토와 메스꺼움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가열해도 독소는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하거나 제조할 때 손 청결이 최선이다. 실온에 남겨놓은 음식에서 생성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독소가 생겨도 음식 맛이나 향은 정상이기 때문에 맛이 괜찮다고 섭취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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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구국제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가 식기구 미생물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식물의 냉동과 재가열 반복도 위험

대부분의 급성 장염 증상은 저절로 호전되지만 복통이 심한 경우, 38도가 넘는 고열이 발생하는 경우, 피를 토하거나 피가 섞인 설사, 끈적끈적한 점액변이 나오는 경우, 설사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탈수가 심해 음식이나 수분 섭취로 탈수가 교정되지 않을 때는 중증 감염성 설사에 해당하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급성 장염 치료의 대원칙은 발열·구토·설사로 잃어버린 몸의 수분과 전해질을 다시 보충하는 데 있다.  급성 장염과 식중독에는 예방이 최우선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건 채소는 흐르는 물에 씻어 먹어야 한다. 또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조리기구 관리에 주의하고 손 청결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음식물을 오래 보관해 냉동과 재가열을 반복하는 것도 위험하다. 조리기구는 자주 소독하고 육류와 어패류를 손질할 때는 칼과 도마를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대다수의 병원체는 5~6도에서 증식하기 때문에 60도 이상 가열하거나 5도 이하로 보관하면 세균 증식을 막을 수 있다. 특히 가금류를 포함한 육류와 해산물은 85도 이상에서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다만 황색포도상구균의 독소는 100도로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으므로 미심쩍다면 섭취를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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