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참모부터 與김성원‧권성동‧박민영까지 ‘줄줄이 논란’
국민‧야당 비판 쇄도…“실정 책임 尹대통령에게 향할 것” 전망도
“정말 참담하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성원 의원이 수해 복구 현장에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탓이다. 주 위원장은 “국민과 당원들에게 낯을 들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여당발(發) 악재에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미칠 지경”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위기에 처한 핵심 원인 중 하나가 정부‧여당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언행 탓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 초보’ 윤 대통령을 돕고, 지원해야 할 참모와 여당 의원들이 되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X맨’(같은 진영 내 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이른바 ‘이준석 징계’를 의결했던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다시 소집될 예정이다. 징계 심의 대상자는 김성원 의원이다. 김 의원은 11일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당 소속 의원 40여 명 등과 함께 복구 지원 봉사활동을 하던 중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해 ‘망언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 보도를 접한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국민의힘이 폭우 피해를 직접 수습하겠다고 밝힌 당일, 김 의원의 발언이 정치 뉴스 1면을 도배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포털사이트와 각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 의원과 국민의힘을 지탄하는 게시글이 확산했다. 이에 무거운 마음으로 수해 현장에 나간 국민의힘 동료 의원조차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김 의원의 발언은) 이해할 수도, 이해해서도 안 되는 실언”이라며 “참담하다.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정부와 당에 너무 무거운 짐을 안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인사의 언행이 도마에 오른 건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특유의 ‘거친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불렀다. 앞서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이 일자 권 원내대표는 “장제원 의원에게 압력을 가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등의 발언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권 대행은 “제 불찰”이라며 사과 메시지를 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불과 일주일만에 ‘대통령 문자 노출’이라는 또 한 번의 ‘대형사고’를 치며 고개를 숙였다.
여당 의원뿐 아니라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 역시 부적절한 언행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일대가 물에 잠기고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지만, 대통령실 한 관계자가 언론 앞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대통령의 사과 의미를 참모가 퇴색시킨 셈이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이 ‘국정홍보용 카드뉴스’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폭우 탓에 참변을 당한 현장 사진을 활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비난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뒤늦게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른바 윤 대통령의 ‘재택 대응 지시’ 논란으로 악화된 민심에, 대통령실이 더 큰 동요를 일으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스카웃’한 청년 대변인도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대통령실 영입으로 화제가 된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과거 극우 성향의 ‘일간베스트’ 표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탓이다. 박 대변인이 “계정들을 가족끼리 어릴 때부터 공유를 해왔다”며 본인이 작성한 글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비상식적인 해명”이라는 반발이 쇄도하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를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과 참모들의 언행이 지지율 침체를 더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의 취임 후 100일은 완전 낙제점이다. 특히 대통령실 내 인사·정무·홍보 관련 인물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집권여당의 지지도도 함께 떨어지게 되어있다”며 “결국 국민의 불만의 최종 화살은 윤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