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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염·일사병·일광화상·저혈압 예방법
날음식 피하기·수분 섭취·자외선 차단·땀 적은 운동으로 건강한 여름 나기

기상청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웃돌 확률이 높다고 예보했다. 여름철 기온이 높으면 건강관리에도 심각한 경고등이 켜지게 된다. 특히 4가지 질환(급성장염·열사병·일광화상·저혈압)이 여름철에 증가한다. 전문의와 질병관리청의 권고대로 날음식 피하기, 자주 휴식하기, 충분한 수분 섭취하기, 자외선 차단하기, 땀이 적게 나는 운동하기만 잘 실천해도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식중독균 배양분리 작업을 하고 있다.ⓒ뉴시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식중독균 배양분리 작업을 하고 있다.ⓒ뉴시스

설사·탈수 증세 보이는 급성장염 

날음식 피하고 항생제 오남용 줄여야  

장염은 말 그대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상한 음식이나 비위생적인 물을 섭취한 후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의한 감염성 장염이 흔하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음식이 상하기 쉬우므로 장염 환자도 늘어난다. 대개 열이 나고 토하거나 설사 증세를 보인다.   

장염 증세가 가벼우면 대개 소화제를 먹고 병원에 가지는 않는다. 또 병원에 가도 검사 없이 약 처방만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야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천재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열이 나면서 심한 구토·설사·복통으로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기 어려울 때, 그리고 탈수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면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와 치료를 받기를 권하고 싶다. 또 장염 환자가 당뇨·신장질환·간질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역시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심한 장염을 방치하면 패혈증과 같은 후유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기본적인 장염 예방법은 음식과 물을 익히거나 끓여 먹는 것이다. 음식을 조리할 때 채소류와 육류를 다루는 조리기구를 분리해 사용하면 세균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상한 것 같은 식품은 주저하지 말고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마트에서 식품을 살 때 채소·과일을 먼저 카트에 담고 냉장·냉동 제품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면 식재료의 신선도를 조금이나마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회나 간장게장 등 날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은데, 비위생적인 날음식은 장염의 원인이 된다. 어린아이, 노인, 당뇨·간경화증 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특히 감염에 취약하므로 날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비위생적인 음식이나 물뿐만 아니라 항생제도 급성장염의 한 가지 원인이다. 특정 질환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복용한 후 장내 미생물 환경이 악화되고 병원균이 우세하면 장내 독소가 증가하면서 염증이 발생한다. 천재영 교수는 “하루 이틀 전에 복용한 항생제뿐만 아니라 몇 달 전에 먹은 항생제로 장염이 생기기도 한다. 의외로 항생제로 인해 장염에 걸린 환자가 많다. 평소 항생제를 오용 또는 남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생명을 위협하는 열사병

더운 날에는 힘든 실외 활동 자제 

수은주가 40도 가까이 오르더라도 우리 몸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마치 에어컨 같은 역할을 하는 체온조절중추가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체온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나치게 덥거나 장시간 뜨거운 햇빛에 노출되면 체온조절중추의 기능이 망가지면서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는데, 이것이 열사병이다.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고 피부도 뜨겁고 건조해진다. 구토·두통·헛소리 등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의식이 떨어지거나 섬망(뇌의 전반적인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증후군)·혼수·발작 등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의사는 일사병을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질환으로 다룬다. 

일반인이 증상만으로 다른 온열질환(열탈진·열경련·열실신)과 열사병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일사병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급차가 올 때까지 응급치료를 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응급치료는 환자의 체온을 빨리 떨어뜨리기 위해 서늘한 곳으로 옮긴 후 옷을 벗기고 선풍기나 부채 등으로 체온을 식히는 일이다. 환자의 몸에 찬물이나 알코올을 뿌려주는 것도 좋다.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물을 조금 먹인다. 물을 잘못 먹이면 폐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지는 말아야 한다.

박재민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사병을 예방하려면 더운 날씨에 힘든 작업이나 장시간 실외 활동을 삼가야 한다. 불가피하게 실외 활동을 한다면 자주 휴식해야 하며, 헬멧을 착용하고 일을 하는 사람은 이따금 휴식할 때만이라도 헬멧을 벗어야 한다. 실외에서 운동할 때는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며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수분 섭취가 부족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 서울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옷가지 등으로 강한 햇빛을 차단하고 있다.ⓒ시사저널 사진자료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 서울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옷가지 등으로 강한 햇빛을 차단하고 있다.ⓒ시사저널 사진자료

햇빛에 살이 타는 일광화상

실외에서 모자·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누구나 한 번쯤은 여름철 야외에서 햇빛을 장시간 받은 후 피부 각질이 벗겨진 경험이 있을 텐데 이것이 일광화상이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낮에 1시간 정도 강한 자외선을 받으면 일광화상을 입는다. 피부색이 밝은 사람일수록 일광화상에 더 취약하다. 어린 나이에 중증의 일광화상을 입은 사람은 나이가 들어 피부암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일광화상을 입으면 피부가 붉어지고 부풀어 오르면서 가렵거나 따가워진다. 심하면 물집이 잡히고 표피가 벗겨지며 열감이나 오한도 나타난다. 일광화상을 유발하는 주범은 자외선인데, 이는 사계절 중 여름에 가장 많고 하루 중에는 한낮에 가장 강하다. 해변과 모래사장에서는 자외선이 반사되므로 그 양이 더 많다. 옅은 구름은 자외선을 차단하지 못하며 흐린 날에도 일정량의 자외선은 존재한다. 

정오를 기준으로 전후 2~3시간에 자외선이 가장 강하므로 이 시간대에 외출하지 않는 것이 일광화상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모자나 선글라스 등을 착용해 햇빛 노출을 최대한 피한다. 또 외출하기 15~30분 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피부에 바르는 것이 좋다. 땀을 흘리면 자외선 차단제가 제거되므로 2시간마다 덧발라야 한다. 

일광화상이 심하지 않다면 냉찜질이나 샤워 등으로 피부 온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물집이 생긴 경우에는 억지로 터뜨리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아야 2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통증이 있을 때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된다. 이상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 각질이 벗겨질 때는 일부러 벗겨내려고 하지 말고 보습제를 바른다. 각질을 벗기면 2차 감염이나 색소 침착이 발생할 수 있다. 화상을 입은 피부가 벗겨진 후 새로 생긴 피부는 얇고 햇빛에 민감하므로 몇 주 동안 더 신경 써서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핑 돌며 어지러운 여름철 저혈압

눕거나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는 ‘천천히’

여름철에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단순히 더위를 먹은 탓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혈압 증상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저혈압은 1년 중 7~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병원을 방문하는 저혈압 환자 수가 1.1%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무더위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피부를 통해 열을 발산하기 위해 말초혈관이 확장하고 땀도 흘리는데, 이 과정에서 혈압이 떨어진다. 또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줄어드는데 그만큼 혈액량도 같이 감소해 혈압이 낮아진다. 저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90mmHg보다 낮거나 이완기 혈압이 60mmHg 미만인 상태를 말한다. 저혈압이 되면 뇌 혈액 공급에 문제가 발생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생긴다. 

저혈압은 특정 약물(항고혈압제·전립선 비대증 약 등) 복용자와 특정 질환(당뇨병·만성 알코올 중독증·류머티즘 질환 등) 환자에게 잘 생긴다. 또 젊은 사람보다 노인에게서 여름철 저혈압 발생 빈도가 높다. 노인은 조금만 땀을 흘려도 탈수가 되기 쉽고 혈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 기능이 떨어지므로 더 잘 발생한다.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물을 수시로 마셔야 하는데, 커피처럼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나 술은 이뇨 작용이 있어 탈수를 유발해 증상이 더 심해지므로 가급적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저혈압은 일상생활에서 관리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 불볕더위가 심한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실내 온도 26~28도에서 생활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외출해야 한다면 기온이 높은 시간대를 피하고, 무더위 속에 외부에서 운동하더라도 땀이 적게 나는 맨손체조, 요가, 수영 등이 적합하다. 또 장시간 눕거나 앉아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기립성 저혈압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천천히 일어서야 한다. 서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혈압 환자가 평소보다 혈압이 낮거나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임의로 혈압약 복용을 중단하면 혈압이 급격히 높아지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저혈압 증상이 자주 나타날 경우에는 기존에 복용 중인 약제 조절 및 저혈압 방지를 위한 약물 복용 여부를 전문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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