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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만 6명…빅리그 ‘손황황’ 트리오 최강의 공격진 구축
카타르월드컵 결전의 시간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와

한국시간으로 11월24일 오후 10시에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대한민국의 2022 카타르월드컵 첫 여정이 시작된다. 이제 결전의 시간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9월말 FIFA 소집 주간에 치를 두 차례 A매치가 실질적으로 벤투 감독에게 주어진 마지막 테스트의 장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한 과거의 A대표팀 감독들은 월드컵 직전까지 무한경쟁 체제로 갔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히딩크 감독의 경우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직행했고, 그 전까지 본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한국 축구의 처참한 월드컵 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딕 아드보카트, 홍명보, 신태용 감독의 경우 월드컵을 1년여 앞두고 선임된 이들이었기에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들은 1차전 선발라인업 예상조차 어려웠다.

반면 벤투 감독은 지난 1년가량 베스트11에 큰 변주를 주지 않고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준비하던 허정무 감독과 비슷한 흐름이다. 최종예선을 안정적으로 통과한 감독들의 공통점이다. 최근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다시 한번 0대3 완패를 당하며 위기론이 불거졌지만, 손흥민을 비롯한 주력 유럽파가 합류하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완충 작용을 했다. 그래서 역대 어떤 지도자보다 벤투 감독의 월드컵 구상은 예측이 쉬운 편이다.

ⓒ연합뉴스·페네르바흐체 SK 홈페이지(김민재)·AFP 연합(황의조)

손흥민·황의조·황희찬, 유럽 빅리그에서 40골 터트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팀의 가장 큰 경쟁력을 공격으로 꼽은 적은 없었다. 아시아에서는 최강의 공격진을 갖춰도 세계적인 팀과의 경쟁에서는 작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다르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의 빅리그 트리오가 A대표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기준으로 세 선수는 유럽 빅리그에서만 총 40골(손흥민 24골, 황의조 11골, 황희찬 5골)을 터트렸다. 상대 팀에서 한국의 공격을 저지하는 것을 전술 준비의 첫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다시 한번 월드클래스로 인정받은 손흥민은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 월드컵 3회 연속 득점에 도전한다. 첫 기록 보유자는 박지성(2002년 포르투갈전, 2006년 프랑스전, 2010년 아르헨티나전)이다. 손흥민은 2014년 알제리전, 2018년 멕시코전과 독일전에서 득점을 올렸다. 월드컵 본선에서 3골을 기록한 선수는 박지성, 안정환, 손흥민뿐이다. 손흥민이 이번 대회에서 득점을 올리면 자연스럽게 역대 한국 선수 중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황의조는 이번 카타르 대회가 첫 월드컵 출전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일찌감치 신태용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돼 쓴맛을 봤다. 황의조는 2018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며 거기서의 자신감을 앞세워 2019년 여름 프랑스 무대로 향했고, 빠르게 경쟁력을 증명했다. 보르도에서 지난 3년 동안 29골 7도움을 올렸다. 특히 팀이 강등권에서 맴돈 최근 2시즌 연속 두 자리 득점을 올리며 주가가 더 올랐다.

황희찬은 만 22세에 출전한 러시아월드컵이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스웨덴, 멕시코와의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지만 득점 기회를 날렸다.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는 후반 10분 교체 투입됐다가 23분 뒤에 고요한으로 다시 교체돼 나왔다. 경기 중 재교체는 선수에게는 치욕과 같다. 당시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이 수비에서 실수를 거듭하는 걸 보며 그 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4년 사이 기복을 줄이고, 전술적 역할을 성실히 소화하며 빅리거가 된 황희찬은 그런 성장을 이번 월드컵을 통해 보여주길 원한다.

공격진은 백업 멤버도 든든하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벤투호의 최대 수확으로 꼽히는 스트라이커 조규성(김천 상무)이 상대에 따라 황의조를 대신해 선발 출전이 가능하다. 피지컬적으로 강인한 선수이기 때문에 교체 투입에서도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운다면 다재다능한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측면에 배치할 수 있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지닌 엄원상(울산 현대)도 K리그에서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어 언제든 조커로 활용 가능하다.

허리 라인에서도 주전은 굳어진 지 오래다. 최종예선 기간 동안 공격진보다 더 변화의 폭이 적었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알사드)이 벤투 감독이 구상 중인 본선 조합이라는 건 팬들도 다 인지하는 부분이다. 공격 전개와 수비 가담이 모두 좋은 황인범과 이재성은 각각 슈팅과 공간 창출이라는 장점까지 지녔다. 이 두 선수가 왕성한 기동력으로 공격부터 수비까지 커버하면 수비형 미드필더인 정우영이 뒤쪽의 센터백과 함께 후방을 지킨다.

권창훈(김천 상무), 백승호(전북 현대) 등이 백업 자원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지만, 주전과 비주전 사이의 갭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수층의 뎁스가 얇다는 얘기다. 특히 정우영이 빠졌을 때 최종예선이나 최근 A매치에서의 벤투호 경기력이 너무 크게 요동쳤다. 기성용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이후 정우영이 중원을 지휘하고 조율하는 공백을 잘 메워왔지만, 미래는 물론 당장의 월드컵을 위해서도 추가적인 옵션을 확보해야 하는 게 숙제다.

 

목적의식 강한 선수 많은 수비라인…김민재 존재감 돋보여

포백 수비에는 그동안 월드컵 무대와 유독 인연을 맺지 못했던 선수들이 주전으로 도약한 상태다. 그만큼 이번 월드컵에 대한 목적의식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중앙에는 김민재(나폴리)와 김영권(울산 현대)을, 좌우 측면에는 김진수(전북 현대)와 김태환(울산 현대)을 배치하는 형태로 주전 수비라인에 대한 구상을 마쳤다. 이 중 김민재, 김진수, 김태환은 이번 월드컵이 첫 무대다. 김민재는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주전으로 급부상했지만 부상을 당하며 낙마했다. 김진수 역시 부상으로 러시아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다. 김태환은 앞선 두 차례 월드컵 모두 경쟁 체제를 갖췄지만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특히 김민재의 존재감이 우월하다. 튀르키예(터키)를 떠나 수비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로 향한 김민재는 나폴리 합류 후 곧바로 주전으로 분류된 상태다. 1996년생으로 이제 전성기가 시작된 만큼 카타르월드컵을 통해 평가가 한층 더 올라갈 수 있다. 수비라인은 허리와 달리 백업 멤버가 확보된 상태다. 센터백에는 권경원(감바 오사카)과 박지수(김천 상무)를 중심으로 조유민(대전 하나시티즌), 정승현(김천 상무)이 경쟁 중이다. 측면 수비도 왼쪽에는 홍철(대구FC), 오른쪽에는 김문환(전북 현대)이 있다.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 모두 나선 베테랑 풀백 이용(수원FC)은 팀을 옮기며 출전 기회를 확보해 월드컵 3회 출전의 꿈을 키우는 중이다.

골키퍼 포지션은 세이브 능력 외에도 벤투 감독이 원하는 빌드업 능력까지 갖춘 김승규(알샤바브)가 우위에 있다. 하지만 지난 러시아월드컵 때도 최종예선까지 주전이었던 김승규가 본선에 가서 조현우에 밀려 1분도 뛰지 못했다. 조현우(울산 현대)는 소속팀에서 특유의 슈퍼 세이브를 보여주며 또 한 번의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그들을 받칠 멤버로는 김동준(제주 유나이티드), 송범근(전북 현대), 구성윤(김천 상무)이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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