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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훼손’ 연쇄 살해범 대한 책임론 커져…연일 논란 자초
이상징후 감지됐지만…살해·도주 못 막았다
법무부가 강씨 관리감독을 안이하게 판단하고, 이상 징후가 감지된 때에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이 화를 더욱 키웠다. 성범죄 등 범죄 전력으로 전과 14범에 달하는 강씨는 지난 5월6일 출소했다. 강씨는 법원으로부터 전자발찌 착용 명령과 함께 출소 후 5년 간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주거지 바깥 활동이 제한되는 외출제한과 피해자 접근금지 조치 등도 부과받았다. 그러나 강씨는 전자발찌를 훼손하기 전 두 차례나 야간 외출제한 조치를 어겼다. 강씨가 처음 외출제한 조치를 위반한 것은 6월1일로, 법무부 보호관찰소는 이로부터 1주일 뒤 강씨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후 강씨는 이달 27일 오전 0시14분께 두 번째로 심야시간대 거주지를 벗어난 점이 확인됐다. 이 때 강씨가 거주하던 집 내부에는 강씨에게 살해 당한 40대 여성의 시신이 있었다. 하지만 보호관찰소 범죄예방팀 직원들은 집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향후 소환조사 계획만을 강씨에게 통지한 채 돌아갔다. 강씨가 성범죄 전력을 포함해 전과 14범이고, 과거에도 출소 후 5개월 만에 재범을 저질렀던 전력을 고려하면 마지막 외출제한 조치를 어겼을 때 신속한 후속 대응이 뒤따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강씨는 지난 6월 말 서울동부보호관찰소를 직접 방문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있으니, 외출제한 조치를 하루 이틀 정도 풀어달라'고 요구하는 등 보호관찰에 대한 적개심을 여러 차례 드러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가 강씨의 범죄 전력 등을 경찰에 구체적으로 제공했는지 여부도 논란거리다. 보호관찰소로부터 강씨의 도주 사실을 통보받은 경찰은 강씨에 대한 전과나 과거 범죄 등에 대해선 제대로 고지받지 못했다. 법무부는 경찰 자체 전산망으로 이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항변했지만, 느슨한 사법공조로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책임론이 커지자 전자발찌 착용자의 재범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6차례의 재질 강화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전자발찌 훼손을 막기 위해 더 견고한 재질로 제작하고,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경우 경찰과의 공조 강화를 골자로 한다. 또 재범 위험성이 높았음에도 '1대1' 관리를 받지 않은 강씨와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지도·감독을 차별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범인은 살인도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후 영장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허가 취소’ 언급하며 장관 행사 취재해 달라는 법무부
법무부는 이보다 앞서 아프가니스탄 협력인들의 입국 과정에서도 논란을 촉발했다. 법무부는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로 입국한 아프간 협력자와 가족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취재 허가 취소'를 언급하며 박범계 장관 촬영을 요구해 반발을 샀다. 당시 아프간인들의 입국 과정을 취재하던 기자들은 법무부로부터 "자리를 옮겨 장관의 '인형 전달식'을 취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박 장관이 입국심사대 앞에서 아프간인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하고 인형을 나눠주는 퍼포먼스를 하니 그곳으로 자리를 옮겨 취재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전체 기자단을 대표해 아프간인 입국을 촬영하러 왔다며 홍보성 장면 촬영을 거부했고,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법무부 직원들은 '공항 취재를 우리가 허가했는데 협조를 안하면 허가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엄포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외교부 직원들이 중재에 나섰고, 아프간인들이 입국심사대로 이동한 뒤 박 장관 인형 전달식도 함께 취재하면서 상황이 수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