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도 허위사실 유포하면 의원직 잃는데, 언론사는 면허 취소 아냐”…“의원 면책특권은 왜 말 안하나”
“국경없는 기자회, 뭣도 모르고” vs “국제사회 망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의 선봉에 나섰다. 각계의 반발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며 철통 엄호에 나선 모습이다. 민주당은 언론중재법 통과 시한을 오는 30일로 못 박으며 강행 입장을 견지했다.
26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MBC 《2시 뉴스외전》 인터뷰에서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국회의원은 많은 득표로 당선돼도 허위사실유포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의원직이 상실되는데, 허위보도를 했다고 언론사의 면허가 취소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법안은 손해배상액의 하한선도 정해놓지 않았다”며 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만큼 언론사도 견제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송 대표의 발언은 공직선거법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 받으면 의원직을 반납하도록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의원 면책특권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낸다. 선거 때의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라 의정활동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의원들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
진보 성향 일간지의 현직 기자는 “기자들은 잘못된 기사로 특정인의 명예가 훼손되거나 피해를 입힐 경우,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일반인보다 가중 처벌을 받는다”면서 “의원들은 ‘아니면 말고’식 의혹을 제기한 후 면책 특권 뒤에 숨어서 처벌을 피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해당 기자는 “언론중재법을 통해 언론도 견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처럼 과도하게 달려 나가며 실언을 반복하면 반감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의 비유가 적절하지 않다는 얘기다.
송 대표는 전날에도 실언 논란에 휩싸였다. 송 대표는 언론중재법에 우려를 표한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대해 “그건 뭣도 모르니까. 뭐든지 그러지 않느냐. 우리도 언론단체에서 쓰면 그것을 인용하지 않느냐. 자기들이 우리 사정을 어떻게 아나”라고 답했다. 앞서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RSF는 24일(현지 시각) 성명을 발표하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저널리즘에 위협을 가할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야권은 곧바로 비판에 나섰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언론재갈법’을 통해 언론에 목줄을 채우겠다는 탐욕에 사로잡혀 있으니 국제사회의 우려조차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한때 범여권으로 분류된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국경없는 기자회는 전 세계 언론 자유의 신장을 추구하고 투옥된 언론인들을 변호하는 단체로, 뭣도 모르는 국제 단체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