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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통해 소통하는 ‘힙한’ 가상 인간들이 뜬다
기업의 얼굴로도 나서
MZ세대의 특성과 선호도 반영돼 인기
이렇게 사람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가상 인간이 등장한 핵심 배경은 ‘기술’이다. 1998년 등장했던 국내 1호 남성 사이버 가수 아담은 누가 봐도 ‘가짜 인간’ 비주얼이었다. 지금은 고도화된 그래픽을 기반으로 인공지능까지 접목해 실제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발전했다. 기술의 집합체인 셈이다. LG전자는 김래아를 만들 때 모션캡처 작업을 통해 7만여 건에 달하는 실제 배우의 움직임과 표정을 추출했다. 목소리와 언어 역시 4개월간 자연어 정보를 수집한 뒤 학습 과정을 거쳐 완성시켰다. 가상 인간의 비주얼을 선호하는 현상까지 발생한다. 실제로 가상 인간의 얼굴을 개발할 때, MZ세대가 좋아하는 수백 개 얼굴을 조합하기 때문이다. 로지 역시 MZ세대가 좋아하는 얼굴들을 조합해 탄생했다. 여기에 Z세대의 문화도 투영한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좋아하는 특성을 가상 인플루언서의 성격에 반영하는 것. 이성 친구와의 만남과 이별을 SNS에 당당히 공개하고, 각종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릴 미켈라의 팔로워는 300만 명에 이르는데, 그중 83%가 24세 이하 Z세대다. MZ세대가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기업은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여기에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가상 인플루언서가 기업의 얼굴로 속속 등장하는 배경이다. 광고 모델에게 부정적인 이슈나 스캔들이 발생하면 곧바로 기업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가상 인플루언서들에게는 이런 리스크가 없다. 아프지도, 늙지도 않는다. 활동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점도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장점으로 부각된다. 이제 가상 인간은 최첨단 정보기술을 반영하는 존재이면서, 메타버스와 현실을 연결하는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기업이 인플루언서에게 쓰는 마케팅 비용은 2019년 80억 달러(약 9조1800억원)에서 2022년 150억 달러(약 17조2000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이 중 상당 부분을 가상 인플루언서가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