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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경영진에 중형 선고…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는 진전 없어
서민들 주머니 노린 금융 사기로 마무리되나

옵티머스 펀드 사태 관련 3차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린 3월 25일 오후 서울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자들이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대한 중징계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옵티머스 펀드 사태 관련 3차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린 3월 25일 오후 서울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자들이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대한 중징계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끌어모은 뒤 수천억원의 투자 피해를 발생시킨 옵티머스 경영진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애초에 사건 초기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도 있었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는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대통령과 검찰총장까지 엄정 수사를 지시했지만, 결국 서민 주머니를 턴 대형 금융 사기로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허선아)는 전날 선거공판을 열고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으며, 751억 75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2대 주주인 이동열씨와 옵티머스 이사인 윤석호 변호사에게는 각각 징역 8년이 선고됐다.

 

옵티머스 대표 징역 25년 선고…12개 혐의 전부 유죄

김 대표 등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 2900여 명으로부터 1조1903억원을 끌어모은 뒤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중 5542억원은 아직 피해가 회복되지 않아 ‘사상 최악의 금융사기 사건’으로 불리고 있다.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 주범들은 대부분 중형을 선고 받았다. 단순 사기 사건이 아니라, 펀드의 부실을 숨기기 위해 사문서 위조 등 각종 형사 범죄혐의가 적용됐다. 5000억원대의 실제 피해액도 반영돼 법원 양형 기준에 따라 형량이 가중됐다.

법원은 김 대표에게 적용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12가지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대표의 범행에 대해 “5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여러 피해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으며, 사모펀드 시장을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질타했다.

전직 청와대 행정관 남편인 윤 변호사도 중형을 면치 못했다. 재판부는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변호사임에도 사기적 펀드 개설에 가담했고,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판매사 시리에 대해 문서 위조에 가담했다”며 “금융감독원 조사 과정에서는 자신이 옵티머스 자산의 실운영자라는 취지의 허위진술을 하는 등 범행 실체 은폐를 시도했다”고 꾸짖었다.

반면, 옵티머스 사태와 함께 또 다른 관심사였던 권력형 비리 의혹은 이번 재판에서 규명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로비 의혹으로 기소된 정·관계 인사는 윤아무개 금융감독원 국장이 유일하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윤아무개 금융감독원 전 국장이 지난해 10월 14일 다른 건의 뒷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윤아무개 금융감독원 전 국장이 지난해 10월 14일 다른 건의 뒷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부진한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이대로 끝나나

특히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이 담긴 ‘펀드 하자치유 관련’ 문건은 권력형 비리와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옵티머스 내부에서 작성한 해당 문건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양호 전 나라은행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의 거물급 인사들이 고문단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들은 검찰조사에서 옵티머스와 정식 자문계약을 맺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고, 검찰도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에서 “(옵티머스 경영진이) 사기 범행을 은폐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호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비의 실체가 없거나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옵티머스의 여권 유착 의혹도 밝히지 못했다. 윤 변호사의 부인 이아무개씨는 옵티머스 수사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 측 변호인과 당무감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여권 인사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 변호사 아내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종결했다. 아울러 옵티머스 측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총선 선거 캠프에 복합기 사용료를 대납한 혐의도 윗선의 관여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다.

검찰은 로비 의혹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옵티머스 수사팀에 파견된 검사 5명은 수사가 마무리된 지난 5월 기점으로 모두 원직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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