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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조작 공모’ 김경수 징역 2년 확정
與 분위기 허탈 vs 野 파상공세 예고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21일 경남도청에서 입장 표명 중 생각하고 있다. ⓒ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21일 경남도청에서 입장 표명 중 생각하고 있다. ⓒ 연합뉴스
‘친문적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댓글조작 등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정치 생명에 사실상의 사망 선고를 받은 셈이다. 여당 대선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이번 판결이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주목된다. 한 때 차기 대선 주자로까지 거론되던 김 지사가 대법원 선고에서 유죄를 확정받자 여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 지사의 유죄 판결로 정권의 정통성에 타격을 입게 된 데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명맥이 끊기게 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선고 직후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그럼에도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짤막한 입장만 냈다. 청와대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고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취임 이후 중도 확장을 이유로 친문과 거리두기를 시도했던 송 대표로서도 이번 판결이 대선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게 됐다.
김경수 경남지사(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6월30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남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br>
김경수 경남지사(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6월30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남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br>
여권 대선 주자들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유죄를 확정 받은 김 지사를 안고가면 친문의 지지를 얻을 순 있어도,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친문 영향력이 약해지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친문 후보들은 일제히 김 지사를 옹호하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진실을 밝히려는 김 지사님의 노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대법원의 판결은 몹시 아쉽다”며 “김 지사님의 진정성을 믿는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드루킹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유죄를 판단한 것은 증거우선주의 법 원칙의 위배”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판결을 앞두고 직접 경남도청을 찾았던 김두관 의원은 “통탄할 일”이라며 “한 명의 유능하고 전도 양양한 젊은 정치인의 생명이 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더 세심했어야 했는데, 의도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당시의 정무적 판단이 한탄스럽다”고 했다. 다만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바로 입장을 내지 못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어떤 입장을 낼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 보편지급등 정책 연대를 계기로 김 지사와 정치적 교감을 이루며 외연 확장을 꾀하던 중이었으나, 이번 판결로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 지사가 김 지사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친문 지지의 향배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가 2017년 5월7일 산불 피해 이주민들이 머물고 있는 강원 강릉시 성산면 성산초등학교를 방문한 뒤 김경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17년 5월7일 산불 피해 이주민들이 머물고 있는 강원 강릉시 성산면 성산초등학교를 방문한 뒤 김경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당장 야권에서는 비판의 화살을 문재인 대통령으로 돌리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정통성에 매우 큰 흠집이 난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드루킹 댓글 사건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파괴하는 행위이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도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국민 앞에 마땅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오전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상고심 선고 공판에서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김 지사 측은 이날 상고심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지사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라 제가 감내해야 할 몫은 온전히 감당하겠다. 하지만 법정 통한 진실 찾기가 막혔다고 진실이 바뀔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결백과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최종적인 판단은 국민들의 몫으로 남겨드려야 할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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