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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역린 건드린 LH, 아킬레스건 잡힌 與
전문가도 혀 내두른 내부자의 투기 수법
LH 직원 투기 의혹 사태는 모순적이게도 국민 부동산 교육의 장이 됐다. ‘알박기’나 ‘쪼개기’ 대토보상‘ 등의 부동산 투기 용어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면서다. 일반인은 일면식도 없는 이러한 투기 방법을 LH 일부 직원들은 대범하게 실천으로 옮겼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H직원 십여 명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경기도 광명과 시흥 일대 7000평의 토지를 공동으로 매입했다. 진입로도 없고 도로에서 떨어져 ‘맹지(盲地)’로 불리는 땅이었다. 무려 58억원의 대출을 끼고 100억원대에 구입했다. 이자만 수천만원 규모인 터라 토지 개발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거래였다. 아니나 다를까, 2021년 2월 이 일대는 3기 신도시로 지정된다. 해당 토지 일부에는 추가 보상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묘목 수천 그루가 빼곡히 심어져 있었다. 땅을 사들인 뒤 잽싸게 나무를 심어 보상금액을 올리는 수법이다. 가령 LH 직원 A씨는 한 평에 한 그루가 적당한 용버들이라는 버드나무의 일종을 25그루가량 빽빽하게 심었다. 통상 토지에 나무가 심어져 있으면 보상금액이 커진다. 그런데 일반적인 나무는 감정가액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 높은 보상을 받기 어려운 반면 희귀수목은 크고 굵은 나무일수록 보상금액이 커진다. 용버들은 희귀한 데다 빨리 자란다. 시장에서 2000~3000원이면 살 수 있는 용버들이 커지면 그루당 수십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나무로 변한다. 전문가들은 토지 보상 업무에 정통한 LH 직원이 보상을 노리고 이 같은 수법을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성남 민심에 기름 부은 LH 관계자의 망언
여기에 LH 추정 직원들의 적반하장 태도도 수면 위로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사내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꼬우면(아니꼬우면) 니들도(너희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라는 등의 글을 올렸다. 해당 커뮤니티는 해당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인증을 받아야만 가입과 글 작성이 가능하다. 해당 글 게시자는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서 물 흐르듯 지나가겠지”라며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겠다”고 했다. 그는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 극혐(극히 혐오스러움)”이라는 등 비속어를 서슴지 않고 사용했다. 또 다른 게시자는 해당 글과 관련해 “너무 억울하다”면서 “왜 우리한테만 XX(분별없는 행동)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 심정을 토로했다. 앞서 투기 의혹에 분노한 농민들이 지난 8일 경남 진주에 위치한 LH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었던 당시에도 LH 관계자는 “8층이라 하나도 안 들려 ‘개꿀’(너무 좋다)”이라고 조롱한 것으로 드러났다. LH 투기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지난 4일에도 한 추정 직원은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마란(말란) 법 있나요“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