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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거주자 200만 명 육박…외국인 주민 자녀도 21만 명 넘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원조를 받던 국가의 아픔을 딛고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K팝(K-POP)으로 대표되는 문화 콘텐츠는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국제화는 해외뿐 아니라 한반도에서도 진행 중이다. 마을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외국인을 만나 함께하는 게 더 이상 새삼스럽지 않은 광경이 됐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주민 수가 2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바야흐로 ‘글로벌 코리아’ 시대다. 외국인 주민의 증가는 갈수록 속도를 더하고 있다. 2007년 72만 명에서 10년이 지난 2017년에는 186만 명으로 2.6배나 늘어났다. 전북 인구보다 조금 많고 충남 인구보다 조금 적은 규모다. 전체 인구 대비 비율도 1.5%에서 3.6%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9월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9회 서울시 외국인노동자 체육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입장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9월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9회 서울시 외국인노동자 체육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입장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구 대비 1.5%에서 3.6%로 상승

외국인 주민 수가 3만 명 이상인 기초자치단체도 10곳(안산·수원·영등포·화성·구로·시흥·부천·평택·천안·금천)에 이른다. 8곳(영등포·음성·금천·구로·안산·포천·진천·시흥)은 인구 대비 비율이 10%를 웃돈다. 외국인 주민 자녀도 21만 명을 넘어섰다. 한 해 사이 2만 명(10.5%) 이상 늘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외국인 주민의 상당수는 외국인 근로자로 50만 명(33.5%) 가까이 된다. 비율로 보면 경남, 전남, 제주, 경북이 상대적으로 높고 대전, 서울이 낮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순이다. 시대상을 반영하듯 결혼 이민자도 16만 명(10.9%)에 이른다. 전남, 전북, 강원에서 비율이 높고 서울, 경기, 충남이 낮다. 국적별로는 베트남, 한국계 중국, 중국, 일본 순이다. 배움을 찾아 한국으로 온 유학생도 11만 명(7.9%)이나 된다. 비율을 보면 대전, 부산, 광주가 높고 경남, 경기가 낮다. 국적은 중국,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순으로 많다. 체류 기간은 1년 미만이 30만 명(20.6%)으로 가장 많지만 5~10년 미만도 29만 명(19.9%)이 넘는다. 5년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미만’이 107만 명(72.3%)으로 ‘이상’ 41만 명(27.6%)보다 2.6배 이상 많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이 112만 명(60.2%)으로 압도적이다. 특히 경기도가 60만 명(32.4%)으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다. 다음으로 영남권이 24만 명(18.3%)이고, 충청권이 17만 명(9.8%), 호남권이 14만 명(7.5%)이다.

10명 중 6명 수도권에 거주

연령별로는 20, 30대가 80만 명(54.3%)으로 절반이 넘는다. 남자는 30대가, 여자는 20대가 가장 많다. 예상대로 중국 국적이 71만 명(47.9%)으로 절반가량 된다. 이 중에서 50만 명은 흔히 조선족으로 불리는 한국계다. 한국계 중국인이 많은 기초자치단체는 영등포, 안산, 구로, 수원 순이다. 다음으로 동남아 국가인 베트남이 15만 명(10%), 태국이 9만 명(6.3%)에 이른다. 베트남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은 화성, 창원, 김해, 시흥 순이다. 태국인의 경우 화성, 포천, 김포, 파주 순으로 많이 거주한다. 중앙아시아 국가인 우즈베키스탄도 5만 명으로 톱5에 든다. 안산, 아산, 김해, 광산 순으로 많다. 이 밖에 필리핀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은 화성, 김포, 김해, 포천 순이고 캄보디아인은 화성, 이천, 포천, 김포 순으로 많이 산다. 미국인은 용산, 강남, 성남, 서초 순이다. 이를 대륙별로 나누면 135만 명(91.2%)이 아시아 출신이다. 이 외에 북미 6만 명, 유럽 5만 명, 아프리카 1만5000명, 오세아니아 6000명, 중남미 3000명 순이다.

“출신 국가로 차별” 55.5%

외국인 주민이 늘면서 다문화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 절반이 넘는 50만 명(52.6%)이 거주하고 있다. 다문화가구가 많은 기초자치단체는 안산, 수원, 부천, 구로 순이다.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구가 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회 인식은 아직 개선할 게 많다. ‘2018 서울서베이’에 따르면 외국인과의 관계에 대한 태도에서 ‘이웃으로 수용’은 10점 만점에 6.31점, ‘친구로 수용’은 6.23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 후 가족으로 수용’은 5.63점에 머물렀다.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을 가능성이 있는 요인에서도 ‘국적’이 6위에 올랐다. 서울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중복 응답)에서는 출신 국가(55.5%), 한국어 언어능력(41.3%), 경제 요인(24.3%), 외모(14.5%), 직업(14%) 순으로 차별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모두 전년 대비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없음’이라는 답변은 19.1%에서 8.7%로 급격히 줄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다양성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문화다양성의 가치가 충분히 확산되고 있다’는 항목이 5점 평균에 3.2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수자들의 권익이 충분히 보장된다’에 대한 항목은 3.05점으로 가장 낮게 조사됐다. 결혼 이주민의 경우 ‘문화다양성이 용인되는 사회이다’는 항목이 3.42점으로 나타났다. ‘사회문화적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항목은 3.09점에 그쳤다. 
5월20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법무부 세계인의 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5월20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법무부 세계인의 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하면 ‘김치’, 가고 싶은 곳은 ‘제주도’  

외국인 주민 20명에게 물었더니…

외국인 주민 20인에게 한국에 대한 인식을 물었다.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김치’라는 답변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K팝’과 ‘한류문화’가 그 뒤를 이었다. ‘촛불혁명’과 ‘자살 1위’를 꼽은 외국인도 있었다. 한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어디냐는 질문에는 제주도가 9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가장 먹고 싶은 한국 음식은 김치찌개, 김밥, 삼겹살, 비빔밥 등 다양한 답변이 나온 가운데 ‘한우’를 꼽은 외국인이 3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인이 꼭 고쳐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고 있을까. 역시 다양한 답변이 쏟아졌다. 인종차별과 남녀차별, 다혈질, 고지식, 반말, 스트레스 등과 함께 ‘식당이나 버스에서 신발 벗는 것’이라는 재미있는 답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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