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치매유발 3개 유전자 동시발현 복제돼지 생산기술 개발‘
치매연구·치료제 개발 선도할 핵심적 기반 기술 확보
“소재 국산화 전기” 2024년부터 9년 간 4조4000억 매출 예상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치매 복제돼지‘ 생산 기술이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
박세필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 연구팀은 9일 인간 치매, 즉 알츠하이머 질환(AD: Alzheimer disease)을 일으키는 유전자 3개(APP, PS1, Tau)가 동시에 발현되는 형질전환복제돼지 제작기술이 미국특허에 등록됐다고 밝혔다.
형질전환복제돼지 제작기술은 ICBT 융복합기술 분야의 원천기술이며, 이 기술에 따라 생산된 치매 복제돼지는 인간 치매 유발 유전자 3개가 동시에 발현되는 형질전환 복제돼지다. 이 같은 복제돼지 생산기술은 전 세계 치매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반기술이다.
관련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저널인 미국 공공과학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2017년 6월호에 ’다중 유전자 벡터시스템을 이용한 알츠하이머 질환 모델 형질전환 복제돼지 생산‘으로 게재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우장춘 프로젝트‘의 하나로 제주대 박세필 교수가 책임연구자로 수행한 ’알츠하이머 질환모델 돼지개발과 후성유전체 연구‘는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총 50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됐다.
이 연구에는 제주대와 건국대, 축산과학원, 미래셀바이오, 메디프론 등이 참여했다. 특허는 2017년 국내 특허(제10-1791296호)를 획득한 데 이어 최근 2019년 미국 특허 등록이 완료됐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질환 신약개발이나 발병매커니즘 연구에는 주로 설치류인 마우스 등 소동물 모델이 이용됐다. 하지만 크기가 작은 설치류 모델은 사람과 생리학적, 내분비학적 특성 차이가 커 연구 결과의 인체 적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사람과 유사한 장기구조와 생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돼지와 같은 중·대동물을 이용한 질환모델 생산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사람과 유사한 장기구조와 생리적 특성을 가진 돼지는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 효능을 검정할 최고의 임상 동물로 꼽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3개의 치매 유발 유전자가 동시에 과 발현되는 질환모델 돼지 생산은 전무한 실정이다.
앞서 2009년 덴마크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가진 복제돼지를 생산했으나 이 복제돼지는 치매를 일으키는 유전자 1개(APP)만 이식돼 치매 동물 모델로 보기에 한계가 있었다.
박 교수 연구팀은 제주흑돼지 체세포에 치매 유발 유전자 3개를 주입해 알츠하이머 다중벡터를 구축한 뒤 형질전환 복제수정란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치매 복제돼지를 탄생시켰다.
이번 미국 특허 등록으로 전 세계 치매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기술 기반의 확보는 물론 소재 국산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미국 특허 등록이 완료됨에 따라 막대한 부가가치도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법인 다나는 예상 시장 규모에 따른 시장점유율 추정치를 적용했을 때 앞으로 기술이 완성된 시점을 기준으로 대략 2024년부터 9년간 4조4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했다. 이 특허는 줄기세포·세포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미래셀바이오에 기술이전됐다.
전남도에서는 바이오메디컬 허브 구축사업의 하나로 전남생물의약연구센터가 ’줄기세포 유래 바이오신약 소재개발 사업‘(2019∼2021년)을 기획, 인간 치매 유전자 3개가 동시에 과다 발현되는 질환 모델 동물의 생산과 특성 규명을 위한 후속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치매 환자는 약 5000만명으로 2030년 8200만명, 2050년 1억3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EU를 포함한 미국과 일본 시장이 2017년 90억 달러, 2023년 133억 달러, 2050년 1조 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은 현재 약 700억원 정도이지만 98%가 수입 의약품에 의존하고 있어 자체적인 의약품 개발과 시스템 확립이 요구되고 있다.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결과로 전 세계적 이슈인 치매신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기순 농촌진흥청 연구운영과장은 “인간치매유발 유전자 세 개가 동시에 과 발현되는 질환모델동물 생산 원천기술이 순수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국가 전략산업 기술경쟁력 확보와 소재 국산화 차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