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내부 반발 봇물…합의한 원내대표 사퇴론까지 제기
羅 “조 후보자, 위선의 탈 쓰고 청문회장에 나타나지 않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내에서 청문회 참여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심화하고 있다. 특히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청문회 일정에 합의한 나경원 원내대표가 집중포화를 맞는 모습이다.
9월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내에선 9월6일 조 후보자 청문회를 해야 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 등을 중심으로 나 원내대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전날 나 원내대표와 이 원내대표가 비공개 회동에서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9월6일 하루 동안, 가족 증인 없이 개최하기로 합의하자 법사위원인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 원내대표가) 백기투항식 청문회에 합의했다"면서 "또다시 맹탕에 맹탕을 더한 '허망한 청문회'를 통해 (조 후보자) 임명 강행에 면죄부만 주는 제1야당이 어디에 있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미 물 건너 간 청문회를 해서 그들(정부·여당)의 '쇼'에 왜 판을 깔아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틀이 보장된 청문회를 하루로, 단 한 명의 증인도 없는 청문회에 어떻게 합의를 할 수 있는지 도대체 원내지도부의 전략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9월4일 오후 청문회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연 법사위 전체회의에는 대부분의 한국당 의원이 불참했다. 일부 법사위원들은 법사위에서 사보임하는 방식으로 청문회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 나아가 한국당 일각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이번 협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9월4일 페이스북을 통해 역시 청문회 합의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하면서 나 원내대표를 겨냥해 "당의 내일을 위해 그만 사퇴하는 것이 옳다. 야당을 그만 망치고 즉시 내려오는 게 야당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하루 뒤인 9월5일에도 페이스북에서 "청문회 없이 '국민 무시 임명 강행'으로 국민들 분노를 더 사게 해, 임명되더라도 이를 기회로 정기국회 일사일정 협의를 조 후보자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연계시켰으면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계속 잡을 수 있었다"며 "야당의 무지, 무기력, 무능으로 이런 절호의 기회도 놓쳐버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번 청문회는 그간의 청문회와 성격이 다르다. 도덕성·위법성·전문성 등 자질 검증은 이미 끝났다"면서 "내일 청문회는 조 후보자의 위법·위선·위험을 총정리해서 생중계로 보여드리는 사퇴 선고 청문회"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내일 청문회는 조 후보자 그대가 이 나라 역사에 가장 추한 이름을 남기는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하루가 될 것"이라며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위선의 탈을 쓰고 청문회장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