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달러 육박하는 가격 외에 ‘내구성’ ‘모양새’ 등에 대한 비판 나와
공개 행사에서 실물 체험기회 없었던 점도 지적돼
이젠 접는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월20일(현지시각) 접었다 펼 수 있는 형태의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 갤럭시 출시 10주년을 맞아 나온 이 신제품은 현지에서 참석자 3500여명의 관심을 끌었다. 일부 국내 언론은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반면 외신들 사이에선 그 한계를 지적한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IT매체 엔가짓은 기기의 ‘틈(the fold gap)’을 꼬집었다. 갤럭시 폴드는 7.3인치의 디스플레이를 반으로 접을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다. 이를 위해 힌지(hinge·경첩)가 사용됐다. 삼성전자 측은 “새로 개발한 정교한 힌지 기술을 적용해 화면을 접을 때도 평평하고 얇은 형태를 유지해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엔가짓은 2월22일 “(접었을 때 생기는) 틈은 각 디스플레이의 두께보다 더 넓다”며 “완전히 평평하게 접히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이 매체는 갤럭시 폴드가 180도로 펼쳐지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힌지 때문에 펼쳐진 디스플레이와 바닥 사이에 약간의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 엔가짓은 “현 시점에서 갤럭시 폴드는 ‘폴더블(foldable·접히는)’이라기보단 ‘벤더블(bendable·휘어지는)'에 더 가깝다”고 주장했다.
미국 일간지 인텔리젠서는 2월22일 아예 “접히는 폰은 사지 말라”고 썼다.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실물을 기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곧 판매하려 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 중 하나다.
이번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갤럭시 폴드의 실물을 직접 만져볼 순 없었다고 한다. 시연자가 무대 위에서 접었다 펴는 동작 등을 보여줬을 뿐이다. 그럼에도 출시일은 약 두 달 뒤인 4월26일로 예정돼 있다. 인텔리젠서는 “사지 말라는 충고를 듣지 않는 소비자들은 실험용 모르모트가 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내구성에 대한 의문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20만번을 접었다 펴도 제품이 변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IT매체 테크리퍼블릭은 2월21일 “삼성 관계자 외에 그 누구도 기기를 직접 만져본 사람이 없다”면서 “내구성은 확답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가격은 복수의 외신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단점이다. 갤럭시 폴드의 미국 판매가는 1980달러(222만원)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세금을 포함해 250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에 109만원인 갤럭시 노트9을 두 개 사고도 남는 가격이다. BBC는 2월20일 “갤럭시 폴드의 가격이 내 지갑을 접게 한다”는 네티즌의 의견을 전했다. ‘미친(insane) 가격’이란 푸념마저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