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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 보고서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활용 저조”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각국의 성적표가 나왔다. 12월10일 폴란드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2019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56개국과 유럽연합의 기후 관련 성적을 지표로 나타내고 있다. 한마디로 '기후변화 대응 성적표'다.  한국은 기후변화대응지수에서 전체 60위 중 57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웃 나라 중국(33위), 일본(49위)보다 낮은 순위다. 온실가스 배출 부문과 에너지 활용 부문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재생에너지 확산 속도는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pixabay)

 1~3위 해당국은 없고, 4위는 스웨덴이 차지했고 5위는 모로코에 돌아갔다. 인도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1인당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비교적 낮게 유지하며 2030년까지 달성할 원대한 감축 목표를 세운 덕분에 11위로 뛰어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를 1.5~2도 이하로 제한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채택한 나라는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대부분 국가는 화석연료를 신속히 퇴출하기 위한 정치적 의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평가한 각국의 기후 정책 분야에서 대부분의 국가가 과거보다 크게 낮은 평점을 받은 것은 이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독일의 민관 기관인 저먼워치(Germanwatch)의 얀 부르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19개국은 파리협정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지만,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려는 정책적 의지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기후연구소(New Climate Institute)의 니클라스 회네 교수는 “파리협정 이후에도 현재 지구 온난화는 여전히 3도를 넘는 재앙적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이 약 3분의 1로 떨어졌기 때문에, 모든 국가는 온난화를 막는 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대응지수 보고서가 분석한 나라 중 40개국이 2011~16년 사이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화석연료 인프라에 대해서도 여전히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고배출 상황을 고착화할 위험으로 이어진다. 이 보고서에 반영된 평가 범주는 온실가스 배출(40%), 재생에너지(20%), 에너지 활용 현황(20%), 기후 정책(20%) 등 4가지다. 기후 정책은 각 국가의 비정부기구나 싱크탱크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평가했으며, 다른 3가지 범주는 각 국가가 파리협정의 목표인 지구 온난화 2도 이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당 범주에서 어느 정도 행동을 취하고 있는 지를 반영했다. 

 ‘기후변화대응지수 2019’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최상 등급인 1~3위는 올해도 여전히 빈 자리였다. 유럽연합과 56개국 중 어느 나라도 2도 이하 기준을 현저히 밑도는 포괄적인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니클라스 회네는 “나라별로 각기 우수한 영역이 있었지만, 모든 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나라는 없었다. 세계가 현재의 선두 국가들 수준을 답습한다면 2도 이하 목표를 이루는 일은 요원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 한국은 57위로서 이번 조사에서 최하 등급을 받은 나라 중 하나다.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중간 등급을 받은 것이 그나마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다. 전체 에너지 구성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은 여전히 매우 낮지만, 재생에너지의 확산 속도는 높은 수준이었다. 기후 정책 부문에서는 중간 등급을 받았다. 재생에너지 및 전기자동차에 대한 지원 정책 덕분이었다. ※​ 배출 감축과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은 스웨덴은 4위를 차지했고, 5위는 재생에너지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야심찬 기후 계획을 세운 모로코에 돌아갔다. 인도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1인당 배출 수준을 비교적 낮게 유지하며 2030년까지 달성할 원대한 감축 목표를 세운 덕분에 11위로 뛰어올랐다. ※​ 독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순위가 하락하여 22위에서 27위로 떨어졌다. 이는 중간 등급의 한가운데 수준으로, 독일의 역대 기후변화대응지수 성적표 중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순위였다. 독일은 2009년 이래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배출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재생에너지 부문과 기후 정책 부문에서도 중간 등급을 받았다. 얀 부르크는 “독일은 석탄을 퇴출하려는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운송 분야에서 탄소를 벗어나려는 전략도 세우지 않았다. 또 모든 분야에서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가격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가 정책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강력한 기후 보호 법안을 시행한다면 내년에는 순위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33위로 뛰어오른 중국은 올해 처음으로 중간 등급 국가들에 포함됐다. 중국은 2014~16년 배출 감축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배출량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제조업 분야의 배출을 규제하고 배출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지원하는 정책에 진전을 보인 점은 기후 정책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가 됐다. ※​ 최하 등급에 속하는 국가에는 G20 회원국의 절반 가까이가 포함됐다. 일본(49위), 터키(50위), 러시아(52위), 캐나다(54위), 호주(55위), 한국(57위) 등이 그들이다. 최악의 국가는 미국(59위)과 사우디아라비아(60위)였다.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에너지 활용 부문에서 매우 낮은 성적을 보이며 올해에도 몇 단계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을 평가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 정책에 ‘매우 낮음’이라는 평점을 주었으나, 몇몇 주와 도시에서 채택된 기후 정책을 긍정적인 신호로 보았다. 새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기후 관련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점에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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