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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조선대 기숙사생 온수 부족 불편…학생들, 장기 대책만 외치는 대학 측에 ‘분통’

학생 1000여명이 생활하는 광주 조선대학교 기숙사에서 일주일 넘게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한파가 한창인데도 대학 측은 시설 보완을 검토하겠다고 양해를 구해 학생들의 원성을 샀다. 

 

조선대학교 정문 표지석 ⓒ시사저널 이경재

 

 

태양열 시스템 급탕시설 용량 한계…학생 정원 꽉 채워 온수 금방 ​바닥​ 

 

13일 조선대에 따르면, 기숙사 ‘백학 학사’에서 온수가 끊기는 현상이 자주 발생해 학생들은 대자보, SNS 등을 통해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찬물 논란’으로 인해 전날부터 ‘조선대학교’가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로 떠오르는 등 때아닌 소동을 빚고 있다.

 

백학 학사는 일주일 전부터 단체 샤워장과 세면장에서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물을 많이 쓰는 아침이나 저녁에는 아예 찬물 밖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영하권 추위 속에 찬물로 씻을 수밖에 없는 불편과 고통을 겪고 있다. 

 

2002년 준공된 백학 학사는 지하 2층, 지상 9층에 남녀 2개 동으로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 기숙사는 태양열발전시스템을 이용해 물을 데우고 있다. 여기에 가스보일러를 더해 온수를 공급한다. 

 

대학 측은 태양에너지 이용 시범 주택 건설사업을 통해 정부지원금 18억9000만원을 받아 급탕 설비를 갖췄다. 하지만 보일러의 용량이 작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온수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원보다 100여 명이 더 많은 학생들이 수용되면서 한정된 온수가 금방 바닥나버리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날씨가 흐리거나 한꺼번에 물을 사용할 때는 용량 부족 현상이 두드러져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기숙사 측은 지난해 11월 학생회비 3000여만원을 들여 수리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자 지난 7월에도 교비 2700만원을 들여 샤워기, 물탱크 등을 수리했으나 미봉책에 그쳤다. 

 

문제는 한파 속에 학생들은 불편을 호소하지만, 대학 측이 뾰족한 대응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 측은 기숙사에 “최근 수용인원 증가로 급탕 용량이 부족해 별도의 공급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니 양해 바란다”는 공지문을 붙였다.

 

하지만 학생들은 “겨우내 찬물로 씻으라는 말이냐”며 반발했다. 한 학생은 “인근에서 조선대 기숙사비가 가장 비싸던데 기본적인 온수 공급조차 안 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런 일을 예상하고 인원을 수용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기당 68만원 가량인 기숙사비 일부를 반환하거나 목욕비를 일부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그럼에도 대학 측은 당장의 불편은 외면하고 노후 시설을 교체하는 등의 장기 대책만 검토하고 있어 모두가 답답한 모습이다. 조선대 관계자는 “시설이 노후화하다 보니 지난해 겨울부터 온수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며 “5~6억원 가량의 필요 예산을 수립해 보일러 교체 등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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