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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광주시 산하 기관장 캠프출신 낙하산 도마 위…일각 “측근정치 답습” 지적

민선 7기 이용섭호(號)의 공공기관 인사가 ‘코드·보은인사’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이용섭 광주시장 취임 이후 진행된 시 산하 출자·출연기관과 공직유관단체 기관장 인사 키워드가 ‘함평·광산’과 ‘선거 캠프’로 분류되고 있어서다. 

 

전남 함평은 이용섭 시장의 고향이며, 광주 광산은 그의 정치적 기반으로, 지난 선거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이 시장을 후원한 곳으로 알려졌다. 특정 인맥 중심 인사 기조를 놓고 시청 안팎에서는 “측근 정치의 답습”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시장이 천명한 능력 중심 인사방침과는 달리 선거캠프 출신 인사들이 새 기관장과 임원으로 내정 또는 임명되는 사례가 늘면서 측근인사, 보은인사, 코드인사 등 전임 시장 시절의 고질적 인사 악습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용섭 제13대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7월1일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캠프·특정지역 출신’ 광주시 산하기관 잇따라 낙점···‘측근 잔치’​되나 

 

우선 안용훈 이사장의 자진 사임에 따라 진행된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공모를 통해 정상용 전 국회의원이 새 이사장으로 내정되면서 ‘보은 인사’ 논란을 낳고 있다. 12월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의회는 전날 정상용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후보자에 대한 능력 검증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이용섭 광주시장 후보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그는 함평·전남대 출신으로 이 시장과 동향에 동문이다. 문제는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자리지만, 정 전 의원이 환경과 관련한 경력이 전무한 비전문가라는 점이다. 이는 이 시장이 취임 이후 줄곧 입에 달고 다녔던 ‘전문성, 방향성, 리더십’을 기준으로 한 ‘능력’중심의 인사 원칙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낙하산’에 ‘보은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시장은 지난 7월 2일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공기관장 인사 기준은 정실·측근 인사가 아니라, 능력에 의한 적재적소 인사”라며 자신의 인사관(人事觀)을 피력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능력이 없는데 가까이 있다고 해서 쓰면 측근인사, 정실인사다. 능력이 되는데 방향성이 같으면 주변에 있는 사람도 쓸 수 있다. 그렇지만 기본은 능력이다”고 덧붙였다. 당시 이 시장의 발언은 전임 윤장현 시장 때 계속됐던 ‘측근’, ‘절친’, ‘낙하산’ 인사의 적폐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로 들렸다. 

 

그러나 이 시장이 취임 6개월째를 맞으면서 민선 6기 때의 인사 악습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광주관광컨벤션뷰로 대표이사와 광주시도시공사 사장, 광주과학기술진흥원장 등이 이미 캠프 인사로 채워졌다. 기관장은 아니지만 임직원도 코드인사가 점령해 가는 모양새다.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전문위원(개방형 4급 상당)과 광주복지재단의 모 사무처장도 시장 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시장실 정무비서에는 친인척이자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인물이 이 시장과 함께 시청에 입성했다.

 

특히 최근 광주시정을 감시해야 할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전문위원(개방형 4급 상당)에도 이 시장 캠프 출신 인사가 임명돼 ‘낙하산 인사’ ‘무늬만 공모’ 논란이 불거졌다. 의회 전문위원은 집행부 입법·예산안을 심의하는 의회 상임위원회에 조언하고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의회 운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임기는 2년이며 5년 내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연봉은 5860∼8730만원이다. 

 

광주시의회 사무처는 지난달 29일 시 인사위원회에서 추천한 2명 가운데 1순위인 전 북구의원 A씨를 전문위원으로 임명했다. A씨는 3선 구의원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 시장 선거 캠프에서 상황실장으로 일했다. A씨의 시의회 환경복지전문위원 선임을 두고선 “이 시장 캠프 출신 인사가 집행부 견제라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쓴소리도 나왔다. 시의회 일부 의원들도 이를 문제 삼고 재공고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용섭 광주시장 후보가 광주전남 일자리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정치적 기반 ‘광산 인맥 챙기기’ 논란···일부 인사 업무 파악 미흡 ‘도장만 찍는다’ 뒷말 무성

 

이 시장의 선거를 도왔던 특정 지역 인사들이 시 산하기관에 잇따라 채용되고 있는 것도 논란거리다. 이 시장의 정치적 기반으로 꼽히는 광산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이들이 대부분으로, 이들 가운데 일부는 채용된 기관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서류에 도장만 찍는다’는 볼멘소리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광산은 이용섭 시장의 정치적 기반이며, 지난 선거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이 시장을 후원한 곳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최근 광주복지재단 사무처장에 B씨, 광주시체육회 사무처장에 C씨를 각각 임명했다. 이들은 나란히 광산구청에서 근무하다 서기관(4급)으로 퇴직했다. 또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으로는 채용된 D씨는 광산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지난 지방선거 때 이용섭 당시 광주시장 후보 캠프 안팎에서 선거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장의 이른바 ‘광산 인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특히 광주복지재단 사무처장 경우 신규 채용 시 정년 만 60세를 넘길 수 없도록 한 인사 규정까지 어기고 채용되면서 보은 인사 논란을 빚기도 했다. 

 

문제는 각 기관 사무처장이 주도적인 업무를 맡아야 하는데, 일부 기관에 채용된 ‘광산 인맥’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요직을 ‘낙하산’이 차지하면서 승진 길이 막힌 내부 직원들의 허탈감도 커지고 있다. 광주시의회의 한 의원은 “광산은 이용섭 시장의 정치적 기반이다”면서 “이 때문에 광주시의 ‘광산 인맥 챙기기’가 계속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또 “몇몇 기관에 자리 잡은 ‘광산 인맥’ 중 일부는 맡은 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직원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퇴직해 공무원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을 산하기관에 다시 채용해 고액연봉을 주는 것은 명백한 보은 인사”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력에서 살펴볼 수 있듯 특정지역 출신이거나, 6월 지방선거 당시 이용섭 광주시장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민선 7기 공공기관 인사의 시작부터 ‘코드 보은인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시청 안팎에선 이 시장의 공공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스타일을 놓고 “윤 전 시장 때와 뭐가 다르냐”, “혁신을 강조하더니 결국 민선 6기와 도긴개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들린다. 

 

이 같은 기조가 현재 공석인 광주디자인센터장과 광주도시철도시 사장 등 굵직한 공공기관장 인사에서도 적용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시공사 사장 등에 대한 낙하산 인사로  먼저 ‘간’을 본 뒤 별다른 비판이 나오지 않자 본격적으로 코드인사 단행에 나선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 등 상당수 공공기관 임원직에 벌써 캠프 인사들의 이름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참여자치21 “말로만 혁신, 민선 6기와 도긴 개긴 비아냥 들린다” 

 

이와 관련 광주 지역 시민단체는 우려를 나타냈다. 참여자치21은 9일 논평을 내고 “정 전 의원은 환경 관련 경력이 전혀 없지만 이 시장과 동향 출신에 선거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라며 “민선 6기의 인사 악습이 되풀이되고 있지 않은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 시장은 취임 이후 능력 중심으로 인사를 하겠다고 밝혀왔다”며 “이런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시민들이 얼마나 믿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신 캠프 출신 측근, 보은 인사에 올드보이들의 귀환이 아닌가”라면서 “말로만 혁신이지 결국 민선 6기와 도긴 개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들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잘못된 인사로 임기 내내 발목 잡히고 혁신의 동력이 상실됐던 전임 시장 시절을 반면교사 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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