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북정상회담 수행 경제인단 중 대기업 인사가 중소기업인 2배…“北이 먼저 원했을 것” 추측도

  

9월18일부터 열릴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참가할 재계 인사 17명의 명단이 발표됐다. 이를 두고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 측 인사가 중소기업보다 두 배 많기 때문이다. 

 

이번 수행단 가운데 중소기업계 인사로 분류되는 사람은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그리고 이재웅 쏘카 대표 등 4명이다. 경제단체를 제외하면 중소기업은 사실상 쏘카 한 곳뿐이다. 

 

대기업 대표는 이보다 많은 6명이 포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이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과 손경식 CJ 회장은 각각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표 자격으로 이름을 올렸다. 

 

임종석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9월17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밝은 표정으로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정상회담 세부 일정과 주요 진행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남북회담 수행 경제인 소속…중소기업 < 대기업

 

이러한 수행단 구성이 ‘중소기업 성장’을 강조한 정부의 뜻에 비춰보면 다소 아쉽다는 시각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키는 등 중기 육성 의지를 밝혔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7월 “문재인 정부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라고 말했다. 

 

‘초대할 중소기업이 없었을 것’이란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문 대통령은 1월 중소·벤처기업인과 소상공인 32명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참석 기업은 “정부나 공공기관이라도 중소기업이 우선 거래할 수 있게 해달라” “신흥국 진출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달라”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진출 속도에선 중소기업이 더 유리”

 

또 국내 중소기업 200곳 중 절반에 가까운 99곳(49.5%)은 남북경제협력 참여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IBK기업은행 북한경제연구센터가 7월 발표한 조사결과다. 

 

대기업은 투자 규모가 커서 변수를 따지다 보면 속도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중소기업은 이런 측면에서 북한 진출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다. 1990년대 초반 북한과 교류했던 효원물산이 그 중 하나다. 삼천리자전거도 북한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녹십자는 북한과의 경협길이 열리면 필수 예방백신을 가장 먼저 공급할 수 있는 중견 제약업체로 꼽히고 있다.  



“북한이 먼저 대기업 총수 원했다”는 추측도

 

이번에 꾸려진 수행단을 두고 일각에선 북한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북한에서 먼저 대기업 총수의 방북을 원했다는 것이다. 

 

수행단에 포함된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9월17일 시사저널에 “지금 북한이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 이슈는 경제”라며 “이를 풀어나가려면 우리 재계의 중랑급 인사를 부르는 게 윈윈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 ‘중랑급 인사’에 대해 관계자는 “대북 투자를 논의할 수 있는 대기업 대표”라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방북 수행단에 중소기업 인사의 비중이 적은 것에 관해선 아직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