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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금융공사 성희롱 직원 '면직'에 한수원 스토킹 직원은 '정직 6월' 중징계
주택금융공사·한수원 직원 '퇴사 수위' 징계 잇달아
앞으로는 공공기관의 기관장 등 고위직이 성희롱을 저질렀을 경우 상급기관인 주무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사건 처리를 지휘하게 된다. 또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했을 경우 기관장 책임을 강화한다.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나온 지 일주일 뒤인 11월28일 여성가족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공공기관 성희롱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공공부문이 성희롱 근절에 앞장서고, 피해자가 두려움이 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하며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직장 내부 시스템과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게 골자다. 이번 대책에 따라 공공기관은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자체 징계하던 기존 관례와 달리 상급기관인 주무 부·처·청으로부터 사건 처리를 지휘·감독받게 됐다. 또 사건이 발생할 경우 해당기관은 사건 조치 결과를 포함한 재발방치대책을 여성가족부와 상급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또 공기업 지자체의 상급기관인 기재부와 행자부는 경영 실적을 평가할 때 성희롱 발생 횟수를 윤리경영 평가에 중요 지표로 활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강도 높은 대책을 발표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2월에 접어들자마자 주택금융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성희롱 사범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력한 징계를 내려 공기업 안팎의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줬다.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모 지점 직원은 회식에서 동료 여직원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에 가까운 성희롱을 하다가 퇴사 조치에 해당하는 '면직' 처분을 받았다. 이를 사실상 묵인한 지점장은 보직 해임되는 중징계를 받았다."여직원 얼굴·외모 언급 금기시"…사내 분위기 '반전'
원전을 관리하는 공기업인 한수원도 같은 부서 여직원을 잇달아 스토킹한 대리급 30대 직원에게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지역 본부에 근무하던 A 대리는 2014년부터 2017년 초까지 같은 부서 여직원 2명을 차례로 1년 넘는 기간 동안 일방적으로 사귈 것을 요구했다가 피해자의 신고로 퇴사 위기에 처했다. 한수원은 지난 7월 공기업 최초로 ‘성희롱 상담 신고 센터’를 상시 운영한 실적 등을 인정받아 여성가족부로부터 ‘양성평등진흥 유공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공기업이다. 이런 공기업에서도 올해 들어 발생한 성희롱 사건이 4번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주택금융공사 사장을 지낸 서종대 전 감정원장은 여성 직원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수준의 성희롱 발언을 해오다 지난 2월 결국 감정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수원에서도 비서실에 근무하던 한 유부남이 함께 근무하던 여직원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아 관할 노동청이 징계 요청을 했지만, 한수원은 '견책'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내린 뒤 해당 직원을 유럽지사로 파견했다. 부산지역 공기업 홍보 담당자는 "요즘 공기업 직원들은 여직원 외모와 옷 매무새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할 정도여서 남녀 사무실이 따로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최근 강화된 성희롱 예방 방침에 대한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한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공공기관 근무자들이 성희롱에 더 노출돼 있다고 얘기할 수 없고, 다른 직종보다 성문화가 자유롭다는 근거도 찾기 힘들다, 하지만 그들의 사회적 책무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단순한 나열식 성희롱 예방 교육을 반복하거나 징계를 강화하기에 앞서 사내 양성평등 문화를 만들어가는 진정한 활동 문화가 아쉬운 상황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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