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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의 윤활유인 ICO의 빛과 그림자
가상화폐 존재하는 ICO < 가상화폐 없는 ICO
히가시 코우지는 이제 막 30살이 된 젊은 일본 기업인입니다. 인디스퀘어라는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기업의 공동창업자가 그의 공식 직함입니다. 그는 일본에서 이뤄지는 각종 가상화폐 관련 대담의 단골 출연자입니다. 갑자기 코우지를 소개하는 건 그가 일본의 ‘bitcoin news'를 통해 재밌는 글을 공개했기 때문인데요. 바로 ICO의 문제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글에서 ICO 프로젝트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2014~2017년 5월까지 있었던 프로젝트를 분류했습니다. 기준은 세 가지였습니다. △ICO 프로젝트의 조달 금액이 공개된 것 △분산 응용 프로그램(DApps) 혹은 제공 서비스가 명확한 것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이 필요 없는 서비스(컨설팅 등)와 토큰이 단순하게 배당을 분배하는데 사용한 프로젝트는 제외. 이렇게 분류했더니 최종적으로는 48개의 프로젝트로 좁혀졌습니다. 코우지의 조사에 따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보입니다. 일단 ICO의 절반 이상(56.25%)은 그 어떤 제품조차 내놓지 않았습니다. 48개 프로젝트 중 27개가 'No product' 상태였습니다. 물론 가까운 미래에 대박을 터트릴 가상화폐를 내놓을 수도 있습니다만 일단은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제대로 시장에서 가상화폐를 실현한 프로젝트는 48개 중 단 3개에 불과했습니다. 제품 개발의 진행 상태와 ICO 조달액 사이의 관련성은 어땠을까요. 가상화폐의 존재 여부와 조달액의 상관관계는 ICO를 대하는 투자 행태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품이 없더라도 거액의 조달이 가능했습니다. ICO를 실시할 때 발표한 제품이 실제로 공개되고 통용되는 경우 평균 160만 달러를 조달했는데 오히려 아무런 제품을 내놓지 않은 경우 330만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웹사이트나 백서만 만들어도 저런 액수의 조달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테스트나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알파’ 상태인 경우는 무려 평균 1600만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제대로 된 제품과 실적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ICO에 돈이 몰리는 현실을 코우지는 데이터로 보여줬습니다. 이러다보니 등장하는 게 경고입니다. 투자만 받고 제품은 내놓지 않는 경우가 생기다보니 정부가 직접 나서 '사기'를 경고합니다. 중국이 ICO를 금지했던 것도 대외적으로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미국도 ICO를 규제하고 나섰고 우리 정부도 ICO 전면 규제 카드를 내놨습니다. ICO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움직이게 하는 윤활유 같은 존재입니다. ICO가 어떻게 취급되고 인식되며 어떤 결과를 내놓는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