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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 불참하고 문 대통령과 1대1토론 제안... 오히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과 SNS 설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1대1 맞장 토론을 제안했으나, 오히려 한참 후배 국회의원인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과 설전을 벌이며 모양새를 구겼다. 홍 대표는 9월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영수회담에 불참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 대표가 모두 참석했으나 홀로 불참한 것이다. 홍 대표가 영수회담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두 번 째였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열린 고경아카데미 특강에서 청와대 회동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홍 대표는 “청와대가 안보회담에 진정성이 있다면 국민을 상대로 쇼할 생각을 하지 말고 정반대 의견을 가진 집단하고 일대일로 공개토론이라도 해서 접점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를 적폐세력의 대표라고 하면서 뭐 하러 청와대에 부르느냐”면서 “본부중대(여당 지칭)와 1, 2, 3중대(야당 지칭)를 불러서 사단장이 사열하는 식으로 밥 먹는 그런 자리에 갈 이유가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1대1 단독 토론이라면 참석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9월27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공무원들과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홍 대표는 겉으로는 청와대의 진정성을 문제 삼았지만, 속으로는 제1야당 대표로서 소수 정당의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격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의 1대1토론 제안도 본인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에 가깝다. 

하지만 홍 대표는 대통령과의 1대1토론은 커녕 오히려 바른정당 재선의원인 하태경 의원과의 설전으로 언론의 주목을 더욱 받았다. 하 의원은 영수회담이 있던 날 아침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대한민국에 두 명의 적이 있다.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이 있는데 외부의 적은 ‘김정은’이고 내부의 적은 ‘홍준표’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홍 대표는 발끈했다. 페이스북에 하 의원을 향해 “나를 김정은과 같은 사람 취급을 하는 국회의원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사람을 국회의원 공천을 줘 만들었는지 참 어이가 없다. 좌파에서 배신자로 비난 받고 우파에서도 몰염치한 배신자로 비난 받는다면 이제 갈 곳이 없을 턴데 참 불쌍하다. 뉴스 한 줄 나보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을 보면 정치는 마약 같은 것인가 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당장 힘들다고 한국당과 야합한다면 보수재집권은 영영 불가하다. 박근혜, 홍준표식 낡은 보수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 시대 변화에 맞게 보수의 내용을 혁신해야 한다”는 반박글을 올렸다. 이어 “홍준표 대표님, 하태경은 없는 길을 만들어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꿋꿋이 새로운 보수의 길을 찾아갈 것이다. 제 걱정은 하지 마시고 제발 나라를 어지럽게만 하지 마십시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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