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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대통령 영향력] 김정숙 여사 ‘대통령에 영향 미치는 인물’ 1위…홍준표, 10위권 내 유일한 反문재인 인사
김정숙, ‘호남 특보’ ‘유쾌한 정숙씨’ 별명
정부 출범 후 김 여사 특유의 탈권위 행보는 더욱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직접 요리 실력을 발휘해 대통령의 협치 행보에 힘을 더하기도 했다. 취임 후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처음 청와대로 초청했을 당시 손수 만든 인삼정과를 후식으로 내놓기도 했다. 제72회 유엔총회 때는 한국에서 직접 담가 전용기에 싣고 간 400인분의 간장게장을 뉴욕 교민들에게 대접하기도 했다. 정권 초 바쁜 국정운영으로 문 대통령이 미처 손길을 미치지 못하는 자리까지 김 여사가 빈틈없이 채우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0위권 내엔 대부분 문재인 정부 새 내각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서 김 여사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명실상부 현 정부 ‘2인자’로 꼽히고 있다.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캠프에 합류해 경선과 본선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의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은 수석급 이상 인사 중 최연소라는 점과 대표적인 ‘운동권 스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임명 당시 임 실장은 “성심껏 모시되 ‘예스맨’은 되지 않겠다”며 이전 정부 ‘왕실장’ 역할과 차별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3위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차지했다. 꾸준히 국회의원과 청와대 참모들을 공관으로 초청해 막걸리 만찬을 여는가 하면, SNS로 지지자들과 영화 모임을 가지며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소통행보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 덕에 네티즌들로부터 문 대통령 이름 마지막 자를 따 친근하게 표현한 ‘이니’에 빗대 ‘여니’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의 집중공세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 인기가 높아졌다. 비(非)검찰 출신 조국 민정수석을 비롯해 과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도왔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재벌 저승사자’라고 불리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문재인 정부 ‘파격 인사’들도 나란히 순위에 올랐다. 개혁적 성향을 갖춘 이들 인사는 임명 당시 국민적 호평을 받으며 문 대통령의 초반 지지율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더불어 과거 여성 비하 발언으로 임명 직후부터 논란을 일으킨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함께 공동 11위에 올라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됐다.문재인 정부 내각 인사 10위권 대거 진입
정부 내각 인사는 아니지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추 대표는 취임 1년을 맞은 지난 8월 기자회견을 통해 “오로지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한 초석을 놓겠다”고 강조하는 등 당·청 간 공고한 공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에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존재란 여전히 절대적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노 전 대통령은 상위권에 머물러 눈길을 끌었다. 2012년 대선 출마 당시 문 대통령은 자신의 결단을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만든 ‘운명’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당선 후인 5월23일 노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모식 참석을 위해 봉하마을을 찾은 문 대통령은 “노무현의 못다 이룬 꿈이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다”며 노무현 정신 계승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의 초기 내각 구성 당시엔 과거 참여정부의 인재풀을 활용해 주요 직책에 적잖이 임명하면서 한때 ‘참여정부 2기’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좀 더 안정적인 정부 출범을 위해 손발을 맞춰본 당시 인사를 찾는 건 당연하다는 분석과 함께, 참여정부의 정책과 국정 철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10위권에 오른 인물 대부분이 대통령을 돕는 측근인 반면, 유일하게 그에 맞서는 인물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대선 때부터 문 대통령과 경쟁해 온 홍 대표는 정부 인사부터 대북정책까지 전방위로 거센 비판을 쏟아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홍 대표는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도착했을 때 “미국 측으로부터 ‘푸대접’을 받았다”며 ‘문재인 패싱’을 주장했다. 하지만 과거 우리 대통령들이 유엔총회 참석 때 받았던 대접과 비슷했던 것으로 드러나 홍 대표를 또다시 겸연쩍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