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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S 회장, “이사회 의사록 위조” 주장하며 다시 반격
“SLS 이사회는 열리지도 않았다”
이회장은 “의사록에는 나와 김대표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차량으로 한 시간 이상 이동 거리에 있는 통영과 창원에서 동시에 이사회에 출석해 의결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는 시간상으로도 전혀 불가능한 일이다. 당시 이사회는 개최되지 않았다. 설사 개최되었다 해도 정족수 미달로 무효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사회 의사록이 위조되었다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우선 SLS조선 이사회 의사록을 들여다보자. 의사록 오른쪽 상단에는 이여철 SLS 대표이사의 기명 날인이 있다. 이여철 대표는 이국철 회장의 형이다. 이대표의 기명 날인을 보면, 이대표가 직접 기명 날인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이대표가 기명 날인한 것이 아니다. 이국철 회장은 “당시 이여철 대표는 횡령 등의 혐의로 창원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였으며, 이사회와 관련해 어느 누구에게도 위임했던 사실이 없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회의록 하단에 찍힌 SLS조선 대표이사 인장도 이대표가 날인하거나 위임한 것이 아닌 셈이다. 또한 의사록 왼쪽 상단에는 ‘출석 이사 : 총 5명 중 3명 출석’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당시 SLS조선의 이사는 이여철, 이국철, 김덕중, 김 아무개씨 4명이다. 이 가운데 이국철 회장, 김덕중 대표, 김 아무개 이사 등 세 명이 참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회장과 김덕중 대표는 이날 이사회 개최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참석한 적도 없다. 뿐만 아니라, 이날 의사록에 기명 날인된 인장도 이회장 등 세 사람이 사용했던 인장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LS중공업 이사회 의사록 역시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이사회 의사록에는 당시 이사회 의장이었던 김덕중 대표가 이사회를 진행한 것으로 되어 있으며, 이국철 회장, 김 아무개 이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김대표는 “이사회를 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대표의 인장이 날인되어 있지만, SLS중공업의 ‘법인 인감 관리 대장’에 따르면, 2009년 12월17일 이사회 의사록에 법인 인감을 사용했다는 기록도 없다.청와대에 2천3백여 쪽 탄원서 제출
SLS조선 이사회와 마찬가지로, 의사록에는 ‘출석 이사 : 총 4명 중 3명 출석’이라고 기재되어 있지만, 김대표와 이회장 등은 참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LS중공업 김덕중 대표의 법정 증언이 주목된다. 김대표는 이회장의 재판 당시 서울중앙지법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증언했다. “이사회를 개최한 기억이 없다. 이사회 의사록 자체를 처음 본다. 이사회를 열지 않았다. 의사록에 대표이사로 인장을 날인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이사회 의사록이 위조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대목들이다. 이회장은 “산업은행 담당자나 SLS조선·SLS중공업 관계자들이 위법한 워크아웃 절차를 강행하기 위해 이사회 의사록을 위조해 이를 행사했다”라고 주장했다. 이회장은 석방되기 하루 전인 지난 11월29일 무려 2천3백여 쪽에 달하는 탄원서와 증거 자료들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내용 증명으로 발송했다. SLS그룹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달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12월14일 현재까지 청와대에서는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이회장은 “도대체 SLS그룹에 무엇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권력기관들이 똘똘 뭉쳐서 진실을 은폐했는지 밝히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앞으로도 기자회견을 열어 이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 자료를 하나씩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국철의 전쟁’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