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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동 쎄트렉아이 대표

 
한국은 명실상부한 인공위성 수출 국가다. 한국을 인공위성을 수출하는 국가의 반열에 끌어올린 인물은 쎄트렉아이 박성동 대표(40)다. 박대표가 이끌고 있는 인공위성 개발 전문 벤처기업 쎄트렉아이는 지난해 한국 기업 사상 처음으로 직접 만든 토종 인공위성을 말레이시아․싱가포르․터키에 잇따라 수출했다.

박대표가 인공위성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은 인공위성 연구에서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다섯 개국 정도만 인공위성을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대표는 ‘한국도 인공위성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별 위성 개발에 참여했다. 당시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원이어서 정부 지원을 받으며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인공위성 개발에 대한 그의 꿈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인공위성 연구를 대폭 축소하면서 연구팀이 해산되었기 때문이다. 2000년 1월, 그는 연구원 20여 명과 함께 인공위성 개발 전문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정부가 돕지 않는다면, 자립을 해서라도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연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에서였다. 물론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녹록지 않았다. 정부 지원을 받아 ‘온실 속 화초’처럼 연구할 때와는 처지가 크게 달라졌다. 연구를 위한 연구, 명분을 얻을 수 있는 연구보다는 당장 돈이 될 수 있는 연구부터 해야 했다.

박성동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세계 인공위성 시장부터 조사했다. 그리고 소형 인공위성 시장이라는 틈새 시장을 찾아냈다. 소형 인공위성은 가격이 싸고 개발 기간이 짧은 데다 신기술을 적용하기 쉬워 쎄트렉아이가 도전해 볼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침내 6년 만인 지난해 봄, 무게 2백㎏의 소형 인공위성을 만들어 말레이시아에 첫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환경 변화가 심한 지구 적도면 지역의 재난과 환경 감시를 위한 관측용이었다. 이때부터 세계가 쎄트렉아이의 기술력을 세계가 인정하기 시작했다.

박성동 대표는 “과거에는 바이어를 찾아 세계 곳곳을 누볐는데, 이제는 해외 바이어들이 회사로 찾아올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과거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이 약 2백억원이었는데, 지금은 외국에 소형 인공위성을 팔아 4백억원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다. 박대표는 10년 안에 쎄트렉아이를 세계 소형 인공위성 시장을 제패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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