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고인돌>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몇 년동안 활발히 제작되었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시장에서 줄줄이 참패한 뒤 대안으로 떠로른 것이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OVA)이다. 기획자들은 자체 기획력이 열악한 상황에서 섣불리 수십억 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퍼붓기보다 수요자 규모에 걸맞는 기획이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미쳤고, 위험 부담이 적으면서 다양한 실험을 꾀할 수 있는 OVA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선두는 <누들 누드>(원작 양영순), <고인돌>이 기획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수십년 동안 대중에게 낯이익은 고유의 캐릭터인 데다, 원작이 이미농밀하면서도 해학적인 성 묘사를 가득 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애니메이션이 (주)오돌또기와 손잡고 만든 애니메이션 <고인돌>은 여백의 미학 대신 에로티시즘의 농도를 높이는 쪽을 택했다. 원작에서 강도 높은 일화를 고른 것도 그 때문이다. 바우 위에서 한 남자가 열심히 제자리달리기를 하는데 어디선가 낭랑한 쌍방울 소리가 들려온다은가, 한밤중에 교성으로 아카펠라를 합창하는 모습, 여자들이남자의 거시기를 안전 벨트삼아 파도를 타는 모습에서는 발랄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상상력의 진수를 보여준다. 또 발기한 성기를 회전 축 삼아 몸통 돌리기를 하던 남자는 섹시한 미스 오가 팬티를 벗어던지는 바람에 가속을 견디지 못하고 공중으로 붕 날오른다 . 수습 년전의 성적 판타지라고는 믿깆 않을 정도다.
이런 일화 일색인 탓에 ‘성인물=에로물’D라는 통념에 편승한 것 아니냐는 협의를 두어도 할 말이없을 듯하다. 돌아보면 ‘그래, 나는 그것 때문에 산다’는 고인돌의 외침잇ㄴ선했던 것은 아닌 처가는 위선이 만연한 때였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벗기기 일색인 문화에서는 오히려 절정에서 슬쩍 빈 칸을 밀어넣을 줄 알았던 원작<고인돌>의 호흡이 그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황신혜 밴드의 음악과, 애니메이션의 특징인 운동감은 그 허전함을 메우고 남는다.
원작이 워낙 선 맛이 좋은탓에 작화에 공을 많이 들였다 여러 사람의손을 타는동안 선이 밋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고, 토속적인
느낌이 배어 나오도록 색감도 파스텔톤으로 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