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등산로나 흙의 유실로 뿌리가 나와 있는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매주 일요일 서울 도봉산 입구에서 ‘흙 한줌 가져가기’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마대자루에 흙을 담아 등산객에게 나눠주고 뿌리가 드러난 나무나 흙이 유실된 계곡을 덮도록 하는 운동이다. 이 운동을
전개하는 단체는 ‘자연보호를 위한 시민의 모임’이다. 이 모임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89년 7월. 청소년상담가 黃寅澈(34)씨가 도봉산을
오르내리며 사귄 산 친구 13명에게 산기슭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쓰레기를 없애는 묘안을 제안하면서부터이다. 그 묘안이란 쓰레기를 회수해오는
사람에게 자연보호 배지를 달아주는 것이다. 이 운동을 벌이면서 황씨는 자신의 전셋집을 작은 집으로 옮기고 남은 돈 1천만원을 배지제작에
사용하기도 했다. 쓰레기 수거운동에 이어 기획한 것이 바로 ‘흙 한줌 가져가기’운동이다.
“이상한 점은 일반시민들은 열심히 참여하는데 산을 가장 좋아한다는 베테랑급 산악인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황씨는 요즘6월에 열릴 예정인 ‘도봉산의 상처들’사진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