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정보 개방 바람직”

93년 7월20일자 《시사저널》96쪽에 게재된 안병찬《시사저널》편집인의 ‘문민정부에 보내는 공개질의서’에 대하여 답변하고자 한다.

 답변에 앞서 우선 언론이 지면을 통하여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공개 질의를 하고, 또 이에 대해 정부가 공개 답변을 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문민 정부의 언론과 정부의 관계가 새롭게 변화된 모습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질의자가 지적한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과 국민의 알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는 것은 오늘의 문민 정부가 지향하는 행정의 공개성과 투명성에 직결된 언론정책의 핵심적 과제라고 본다.

 따라서, 이러한 전제 하에서 질의자의 네가지 질의시항에 대해 공보처 실무자의 입장에서 가급적 성의있고 책임있게 답변하고자 한다.

 첫째, “정례 기자 브리핑이나 보도 자료 배포 등 행정정보 제공을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한다’는 원칙이 있는가? 만약 원칙이 있다면 각 부처의 자체 판단인가, 아니면 공보처의 지침에 따른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한 공보처의 지침은 없었다. 전적으로 각 부처의 자체 판단과 오랜 관행에 따라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실시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언론 매체 수가 많이 늘어났고, 매체 환경도 지난 날과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각 부처가 가능한 한 행정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는 원칙으로 홍보활동을 하고 있으나, 보도 자료 배포가 모든 매체에 미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앞으로 각 부처는 보도 자료를 요청하는 언론사에는 필히 제공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둘째, “일부 부처 공보실 직원은 보도 자료를 ‘출입기자에게만 한정한다’고 강변하고 있는데, 이는 행정정보의 언론 공개가 배타적이고 폐쇄적으로 운용되고 있음을 확인시킨다. 이것은 정부의 지침에 따른 것인가, 아니면 출입기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지침은 없었다. 그러나 문민 정부의 행정정보는 배타적이고 폐쇄적으로 공개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각 부처가 종래의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개방적이고 공개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셋째, “각 부처가 발행하는 출입증의 원칙·기분은 무엇인가. 만약 다른 언론 매체가 출입증을 요청한다면 발부해야 옳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출입기자’제나 ‘출입증’제 역시 다른 나라에는 별로 없는 우리나라의 오랜 관행이라고 하겠다. 현재 각 부처에서는 행정의 효율성과 수용시설 등 여건을 고려하여 모든 언론사의 모든 기자를 대상으로 무제한 출입증을 발급하지 못하고, 중앙 및 지방의 종합 일간지·종합 경제지·방송 및 통신 등의 기자에게 우선적으로 출입증을 발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주간지나 월간지 또는 전문지 등은 취재에 많은 애로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출입기자’제나 ‘출입증’제에 대해 언론계 내부나 정부 안에서도 그 문제점이 많이 지적되어 오고 있는 바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언론계와 정부가 함께 앞으로 공동의 노력으로 근본적인 개선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다만, 현재로서는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하여 다음 두가지 점이 고려되고 검토되어야 한다고 본다.

 ①부실 언론사와 사이비 기자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오늘의 우리 현실에서 행정에 큰 지장을 주고, 행정의 낭비를 초래할 수도 있는 기자의 행정 관청에 대한 무제한적인 출입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②그러나 일간(日刊)지·주간지·월간지·전문지·지역 신문 등 단순한 획일적 분류에 의해 출입을 제한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일간지 못지 않게 독자에 영향력을 가진 주간지나 전문지 등도 오늘에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출입증 발급 문제는 위의 두가지 점을 고려하여, 각 부처가 융통성과 신축성 있게 선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넷째, “정부 각 부처 청사 내에 있는 기자실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자실 비용은 어떤 예산에서 무슨 명목으로 지출하는가?”라고 물었다.

 기자실 운영 비용은 종전에는 전액 정부예산으로, 언론의 취재 편의 제공이라는 명목으로 공보관의 특별판공비 등에서 지원하여왔으나, 문민 정부 출범 이후 언론의 자정 노력의 일환으로 일부 부처는 출입기자가 공동으로 경비를 분담하고 있으며, 일부 부처는 전한 과정에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전적으로 출입기자단이 자체 부담하는 부처, 출입기자단과 정부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부처, 아직 정부가 그대로 부담하는 부처 등 세 부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적으로 출입 기자단이 자체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