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
오랜만에 감투 쓴 김영배
의원 ‘작품’ 만들기 힘들어 희비 교차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뜻밖에
탈락해 의기소침해 있던 金令培 의원이 최근 ‘金大中 선생납치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모처럼 얼굴이 환해졌다. 김의원은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줄을 잇자 오랜만에 뉴스의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나쁜 내용이라도 언론에 자주 보도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정치인의 생리인데, 하물며
오랫동안 모셔온 김대중씨 납치사건을 맡아 언론에 자주 얼굴을 내밀게 됐으니 더 이상 즐거울 수 없을 것이다.
김위원장도 사실 마냥 즐거워만 할 처지는 아닌 것 같다. 기왕 진상조사위를 맡았으니 ‘작품’을 내놓아야 할텐데 여간해서는 새로운
것을 밝혀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년이나 지난 사건이고, 관계자만 해도 50여명에 달한다. 그렇다고 관련자들을 마음대로 소환해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칫하면 국회의원 7명과 보좌관 10명이 머리를 맞대고 수십일 동안 기껏 여태까지 나온 얘기들이나 종합했다는
손가락질을 받을 염려가 있다.
가뜩이나 당 밖에서는 김대중씨 생환 20주년(8월13일)을 앞두고 벌이는 야당의 상투적인 언론
편승하기쯤으로 치부하려는 시각도 있는 형편이다. 이래저래 김위원장의 어깨는 무겁게 생겼다.
6공 실세 부인들의 열성 옥바라지
‘면회 개근’에 ‘재판 내조’까지
문민 정부의 사정 바람에
5·6공 실력자들이 교도소를 채우고 있다. 신문 지상에는 간간이 이들의 수형 생활과 최근 동정이 보도돼 눈길을 끌기도 한다. 개중에는 아주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하며 의연하게 대처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온갖 병치레를 하면서 심각한 정신 장애 징후까지 보이는 ‘왕년의 실력자’들도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정작 이들 권력자의 부인들은 대부분 의연하게 감옥 뒷바라지를 해내 ‘여자는 약하지만 아내는 강하다’는
말을 낳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동화은행장 비자금 뇌물수수 사건’으로 구속된 金鍾仁씨(전 청와대 경제 수석비서관)의 부인 김미경
교수(이화여대)와 ‘슬롯 머신 뇌물 수수 사건’으로 구속된 朴哲彦 의원의 부인 현경자씨의 ‘열성 내조’는 작은 화제거리.
예결위 민자당 의원들
환경처에서 공무원들 김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위원장 金重緯) 소속 민자당
예결위원들은 오는 9월 정기국회 예결위 활동을 앞두고 합리적으로 예산을 배정한다는 취지로 각 부처를 직접 찾아가 예산업무 현황보고를 듣기로
결정해 개혁시대에 걸맞는 예결위 위상을 정립하려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실제 활동에 들어가자 예산 문제와 관련이 없는 엉뚱한 질문만
나열하거나, 대충 형식만 차리고 마감해버리는 등 당초 취지를 제대로 못살리고 있다.
두 번 제적당한 박계동 의원
강산 두 번 바뀌고 ‘학사모’
운동권 출신으로 박정희·전두환 정권 때
구속 수감 출감 수배 생활을 거듭해 왔던 민주당 박계동 의원이 최근 대학 졸업 논문을 제출했다. 그는 논문이 통화되면 72년에 입학했던 고려대
정외과를 21년 6개월 만에 졸업하게 된다. 72년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1차 제적당한 박의원은 80년에 복학했으나,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 수감돼 2차로 재적당했다.
지난 4월 복학이 허용된 그는 최장집 교수의 ‘현대정치이론’을 수강했다. 박의원의 졸업 논문 제목은 ‘한국 사회운동의 변화와
새로운 방향 모색’으로, 6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각 시기별 사회운동의 역할과 변화 과정 그리고 사회운동의 전망과 새로운 정치 운동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