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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4일 오후 2시, 서울대 수의대 강당은 순식간에 빛으로 번쩍거렸다. 황우석 교수가 등장하자 수백 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진 것이다. 자리에 앉은 황교수는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5분 동안 침묵을 지켰다. 어쩌면, 그 시간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굴욕적인 순간’이었을지 모른다.

그는 마음을 가다듬고 마침내 ‘국민 여러분께’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후회, 속죄, 참담, 반성, 백의종군, 환골탈태 등의 단어를 말할 때마다 그의 얼굴에는 회한과 슬픔, 그리고 착잡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 전에 자주 보여주던 웃음과 자신감, 긍지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그의 사과와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 직 사퇴로 국내 줄기세포 연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황교수 사단이 배양한 복제 배아줄기세포와 환자 체세포를 이용한 ‘맞춤 줄기세포’의 무한 능력이다. 많은 사람이 고대하고 있다. 그가 옛날처럼 환히 웃으며 난치병 환자들 앞에 다시 당당하게 나타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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