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단의 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논란은 생명 윤리와 연구
윤리로 나뉜다. 생명 윤리는 배아를 사람으로 볼 것인가 하는 논쟁으로, 기독교와 천주교를 중심으로 한 종교적 관점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현재 황교수 연구팀이 국제적으로 시달리는 문제는 생명 윤리가 아니라 연구 윤리 다. 이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필요하지만 난자 채취 과정에서 여성의 자발적 동의가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즉 모든 문제는 난자 제공자로부터 적법하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동의서를 받았는가 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하려는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난자 채취 과정 및 합병증,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주사제로 투여되는 배란촉진제의 장·단기 부작용 등에 자세한 설명을 들었는지, 그리고 최종 결정이 암묵적인 강제에 따라 내려지지
않도록 충분히 자율성을 부여받았는지 등이 가장 중요한 쟁점이다. 황교수에 대한 국제 과학계의 시비는 바로 이 대목에서 발생했다.
황우석 교수는 섀튼 교수가 결별 선언을 한 직후의 충격에서 벗어나 모든 사실을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해 발표하기로 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줄기세포 연구를 조속히 정상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해 그가 풀어야 할 숙제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섀튼 교수와 국제 과학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핵심 쟁점은 난자 확보 과정이 불투명했다는 점과 이에 대한 황우석 교수 해명의
진정성을 둘러싼 의혹이었다. 섀튼 박사가 결별 사유로 삼은 난자는 2004년 2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난자이다. 이 연구는 2003년 수행했기 때문에 난자를 기증받은 시기도 이 무렵으로 추정된다.
당시 황교수 팀은 난자 제공자 16명에게서 난자를 2백42개 기증받았는데, 채취는
미즈메디 병원이, 윤리 문제 검토는 한양대 기관심사위원회(IRB)가 각각 맡았다. 이때 사용된 난자를 둘러싸고 과학잡지 <네이쳐>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난자를 제공했다는 당사자를 면접한 뒤 황우석 연구팀의 일원이던 구 아무개 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했다는 인터뷰를 싣고 윤리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황우석 교수는 이에 대해 영어 인터뷰 과정의 실수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다. 또 국내 생명윤리학자들이 한양대
기관심사위원회가 실시한 당시 연구 과정의 윤리 심사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황교수측은 기증자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섀튼 교수 결별 파문이 불거지자 <네이처>는 11월16일 인터넷판 보도를 통해 난자 제공 의혹을 받고 있는 구
아무개 연구원의 난자를 채취한 병원이 미즈메디 병원이라는 사실을 추가로 공개했다.
두 번째 숙제는, 최근 경찰의 난자 불법 매매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이다. 황우석팀의 일원으로 분류되면서 <사이언스> 논문에 공동 저자로 오른 미즈메디 병원 노성일 위원장이 불법
난자 매매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자 불법 매매된 난자가 황우석 연구팀에도 제공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따라서 이 의혹을 해소하는 것도
필수 불가결하다. 황우석 교수팀은 이 모든 의혹을 철저히 자체 조사해 공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