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콘텐츠·전자기기 융합 제품으로 주력 상품 교체…미국인 CEO 영입도

 
‘변혁(Transformation) 60’. 세계 전자산업 왕좌를 되찾기 위해 일본 소니가 2003년 입안한 중·장기 혁신 계획이다.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2006년 영업이익률을 1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소니는 2004년까지 구조 조정을 완료하고 올해 콘텐츠와 전자기기를 융합한 제품으로 주력 상품을 교체한다. 2006년 이후에는 콘텐츠와 신상품을 결합해 차별화한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 이 기간에 소니는  구조 조정 비용으로 3천3백50억 엔을 책정했고, 고정 비용을 3천3백억 엔 줄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구조 조정을 거듭했지만 기대와 달리 영업이익률이 개선되지 않자 소니는 지난 3월 극단적인 조처를 단행했다. 지난 10년 동안 소니를 이끌어 온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이 물러나고 일본 전자 업계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인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혔다.

신임 소니 회장 하워드 스트링거는 영국 웨일스 카디프 출생으로 미국 CBS방송사 프로듀서와 사장을 지냈다. 1997년 소니 아메리카 사장을 맡으면서 주로 소니의 미국내 콘텐츠 산업을 맡아왔다. 소니 내부에서 스트링거 회장은 ‘변혁 60’ 2단계 과제인 콘텐츠와 신상품을 결합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로 꼽힌다.

스트링거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5대 메이저 영화사인 MGM과 독일 음반제작사 BMG를 잇달아 인수했다. 또 음악 전문 채널 컴캐스트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체결했다. 1989년 미국 컬럼비아 영화사를 인수해 이름을 바꾼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와 MGM을 거느린 소니는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체로 떠올랐다.

콘텐츠와 전자기기가 만나는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전세계 IT 산업의 파일롯 시장 격인 한국에서 콘텐츠 산업은 각광받고 있다. 소니는 곧 현실로 나타날 ‘콘텐츠 시대’에는 다시 전자산업의 왕좌에 오른다는 꿈을 꾸고 있다.
이철현 기자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