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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펀드 이름 ‘보고’는 통일신라시대 청해진을 근거로 당나라와 왜를 잇는 해상무역을 펼쳐 해상왕이라고 일컫는 장보고에서 따왔다. 장보고가 한반도 서남해안에서 활개치던 해적을 소탕한 것과 같이 사모펀드 보고는 외환위기 시절 국내 금융기관을 인수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친 뒤 되팔아 수천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남기는 외국계 투기자본에 대항하겠다는 뜻이다. 변 전 원장은 ”국내 주요 기업을 외국인에게 빼앗기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냐“라고 말했다.
변 전 원장은 외국계 펀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투자운용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내에서 펀드 운영 능력이 검증된 인사들을 규합했다. 변 전 원장 권유로 이재우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 대표와 신재하 모건스탠리 전무 겸 투자은행부문 대표가 보고 펀드에 합류했다. 변 전 원장은 이들이 외국계 투자기관에서 탄탄한 실력과 충분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재원만 마련되면 당장 세계적인 사모펀드와 겨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변 전 원장은 외국계 펀드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확신한다. 국내 기업 정보력이 외국계보다 뛰어난데다 수천억 원을 벌어도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외국계 펀드에 대한 국민 정서가 좋지 않다는 것이 경쟁 우위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변 전 원장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노던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재정경제원에서 줄곧 일하다가 재경부 금융정책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