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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지난 2월22일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한 배우 이은주 씨(25)의 영화 데뷔작은 <송어>였다. 당시 <송어>에서 배우 강수연의 동생 역을 매끄럽게 소화한 그녀는 이후 <오, 수정>과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단숨에 충무로 헤로인으로 떠올랐다. 이후 이은주는 <하얀 방> <태극기 휘날리며> <안녕! 유에프오> <주홍글씨> 등에서 연기의 폭을 확장하며 또래 연기자들에게는 보기 드문 ‘차가운 카리스마’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히 마지막으로 출연한 <주홍글씨>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그녀는 지난해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청룡영화제에서는 수상하지 못했지만 아직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이 남아 있어 그녀의 여우주연상 수상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망자에게 여우주연상을 시상한 전례가 없어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상예술대상 사무국 관계자는 “심사위원들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내용이지만 후보자로 오르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대종상 사무국 관계자는 “<주홍글씨> 제작사가 이은주씨를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린다면 후보 등록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전례가 없지만 음반의 경우 1990년 간경화로 숨진 가수 김현식씨가 이듬해 <내 사랑 내 곁에>로 골든디스크상 대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2003년 투신 자살한 장궈룽(張國榮)의 경우 유작이 된 <이도공간>으로 홍콩금장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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