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생태 관광 / 일본
도쿄의 녹색댐이라고 불리는 다마(多摩)의 숲. 이 숲이 일손 부족으로 황폐해지자 자원 봉사자들이
나섰다. 거대 도시 도쿄 시민들의 소중한 휴식 공간이기도 했던 이 다마의 숲을 살리기 위해 숲을 즐기는 사람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5백년이 넘는 인공 조림 역사를 가진 일본에서도 임업은 사양 산업이 되었다. 값싼 외국산
목재가 대량 수입되면서 일본 국내에서 생산한 목재로는 도저히 채산을 맞추지 못하게 되자 업자들이 숲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전후 확대 조림
정책으로 좀더 값싼 목재를 공급하려 했던 일본 정부가 목재 수입을 자유화함으로써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재 일본은 전체 목재
소비량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간벌 등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나무들의
성장 상태도 나빠지고, 수원(水源) 확보에도 문제가 생겼다. 유실되는 땅도 많아졌다. 목재 생산이라는 산업적 기능 외에 인공림이 가지고 있던
공익적 기능이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임업이 경쟁력을 잃은 위기 상황에서
삼림은 개인 소유라는 인식을 넘어 모든 사람의 재산이라는 문제 의식이 고개를 들게 되었다. 일본 전체 삼림의 40%가 인공림이고 그 가운데
80%가 ‘초기 조림 상태’이기 때문에 숲을 살리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상 기온이나 태풍, 호우, 지진 등으로
피해를 본 삼림을 복구하는 일도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도 인공림을 관리 보존하는 사업은 중요성을 갖는다. 이같은
일을 숲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제 손으로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삼림 자원 봉사자들은 자연
재해로 피해를 본 삼림에 대한 복구는 물론 일상적인 조림 작업에 참여한다. 가지치기 등 비교적 간단한 작업이지만, 나무의 건강한 생육을 위해서는
매우 필요한 작업이다.
1997년 일본 전국에 2백10개였던 삼림자원봉사 단체는, 지난해 4배 이상 늘어났다. 숲을 별로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교육 사업도 이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임무다. 자원 봉사 참가자들은 숲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어서 좋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숲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서 기쁨을 찾는 것이다. 이들의 기행은 같은 기행이라도
야생 동식물 관찰이나 감상을 위한 기행과는 구별된다. 봉사 정신이 가미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숲 기행은 한 차원 높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