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자 동지 혼으로’. 포항의 동지고등학교 총동창회가 행사를 할 때마다 주로 내거는 현수막 내용이다. 이 문구에서 느껴지듯이 요즘 동지고 동문들은 상당히 ‘업’되어 있다. 동문들의 고위직 진출이 두드러져서다. 이명박 서울시장·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병석 한나라당 의원·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동지상고(동지고 전신) 출신이다.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박기환 전 포항시장도 청와대 비서관에 이어 열린우리당 경북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동문들 사이에 ‘동지(상)고 최전성기’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여기에 ‘동지상고 대망론’이 가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목포상고 출신이고,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상고 출신이니 그 기(氣)가 포항에 있는 동지상고로 흐른다는 것이다. 단병호 의원은 “동문들을 만났더니, 이시장쪽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하고 다닌다더라”고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이명박 시장은 재경동문회장을 하며 동문회에 자주 참석한다. 지난 1월 열린 총회에도 형 이상득 의원과 함께 참석했다.
동문들의 진출이 활발하지만 문구처럼 ‘동지 혼으로’ 뭉칠지는 두고볼 일이다. 이명박·박기환·단병호 씨가 각기 ‘3인 3당’이기 때문이다. 단병호의원은 “동문회건 어디서건 한번도 이시장을 만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