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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모기지론 가세…금리·기한 등 비교해 유리한 상품 골라야

주택금융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오는 3월15일부터 ‘모기지론’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시행하는 이 대출은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 조사에서 무주택자 65.9%가 ‘모기지론 대출을 받겠다’고 응답할 정도로 모기지론에 대한 기대는 높다.

모기지론은 부동산을 담보로 주택 구입 자금을 10∼20년 장기 저리로 빌릴 수 있는 선진국형 주택 대출 상품이다. 만 20세 이상인 무주택자 또는 1주택 소유자가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부양가족 유무는 따지지 않으므로 미혼자도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한도는 최고 2억원까지, 집값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또한 일정한 소득(근로소득 또는 자영업 소득 등)이 있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소득의 3분의 1 이내에서 매달 상환할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불량자는 대출을 받을 수 없고, 부부가 각각 모기지론 대출을 받을 수도 없다.

집값이 6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은 모기지론 대상에서 제외된다. 집 크기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 운용 과정에서 서민층이 주로 구입하는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25.7평 이하)를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대출원리금 상환 방식은 원금과 이자를 매달 갚아 가는 분할상환 방식이다. 모기지론의 또 다른 장점은 고정 금리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모기지론은 만기 전에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지만 대출일로부터 5년을 경과하지 않은 중도 상환액에 대해서는 중도상환 수수료(1∼2%)를 물릴 계획이다.

모기지론 이자(금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6.8% 선으로 예상된다. 시가 3억원짜리 32평형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이자 연 6.8%, 20년 만기 조건’으로 1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매달 78만원을 갚아야 한다.
모기지론을 비롯한 각종 주택담보대출은 15년 이상 장기 대출을 했을 경우, 이자 납입 금액을 소득 공제 받을 수 있다. 소득 공제 대상은 1가구 1주택(전용면적 25.7평 이하 국민주택 규모)이며, 15년 이상 장기 대출을 한 계약자가 납입한 이자다. 소득 공제 한도는 연간 1천만원이다. 자영업자는 공제 혜택이 없으며, 대출 기간 10년으로 모기지론을 이용하는 근로소득자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모기지론을 최상의 대출 상품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모기지론 이외에도 주택마련용 대출 상품으로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국민주택기금이 지원하는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대출이 있다. 금리만 보더라도 모기지론은 6.8% 선으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연 6.1∼6.5% 변동금리)이나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대출(연 6% 변동금리)에 비해 높은 편이다. 모기지론은 금리뿐만 아니라 대출 대상이나 대출 한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다른 주택 대출 상품과 내용을 비교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대출은 금리가 연 6%, 만기는 최장 20년으로 모기지론이나 주택담보자금대출에 비해 금리가 낮다. 하지만 조건이 좋은 만큼 자격이 까다롭다. 6개월 이상 무주택 세대주이면서 연간 급여(소득) 3천만원(본봉 기준) 이하인 근로자와 서민이 대출받을 수 있다. 집값의 70%(최고 1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1년 거치 19년 상환, 또는 3년 거치 17년 상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연간 소득이 3천만원 이하이고 6개월 이상 무주택자인 가구주는 이 대출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대출 한도가 최고 1억원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모기지론에 비해 장점이 많다. 20년 대출 상품이지만 최고 3년까지 거치 기간을 인정해 준다. 시중 은행의 주택구입자금대출을 만기 이전에 상환하거나 모기지론을 5년 이내 상환하는 경우 상환액의 1∼2%를 중도상환 수수료로 물어야 하는 데 반해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대출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대출은 국민은행·우리은행·농협에서만 취급한다.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대출이나 모기지론은 자격 제한이 많다. 하지만 은행에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자격에 제한이 없다. 국민주택 규모를 벗어나는 경우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국민주택 규모를 초과하는 중·대형 주택을 담보로 하는 대출은 은행 주택담보대출만 가능하기 때문에 전체 시장에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상환 능력에 따라 만기일시상환과 원금균등분할상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대출 금리는 3개월 변동 금리의 경우 연 6.1∼6.5% 수준으로 모기지론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할 경우에는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대출 기한이 유연한 것도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장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70% 이상이 3년 이내 단기 대출이었다. 지금은 3년 이내 단기 대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모기지론처럼 10년 이상 장기 대출도 가능하다. 대출 기간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30년제 대출 상품을 처음 출시했고, 최근 신한은행도 30년제 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다른 은행에서도 초장기 대출 상품을 내놓을 태세여서 장기 대출 부문에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모기지론이 한판 뜨거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문의 031-7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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