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자세를 바른 자세로 교정하는 게 중요…아플 땐 운동 중단해야
어깨·허리·무릎 통증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불편함을 준다. 당장 옷 단추를 끼우기 어렵고, 앉았다 일어나기 힘들며, 심지어 계단 오르내리기가 두려울 정도다. 이런 통증은 나이를 먹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방치하다가는 병이 심각해져 치료가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다. 특히 근력이 약한 것이 문제라는 생각에 아픔을 참아가며 운동을 시작하면 오히려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통증이 발생하면 병원에서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깨·허리·무릎 통증 대부분은 불량한 자세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개선해야 예방 또는 완화할 수 있다.
■어깨 통증의 원인 ‘회전근개 파열’
아플 때는 팔을 90도 이상 올리지 말아야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회전근개 파열이다. 회전근개란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4가지 근육(극상근·극하근·소원근·견갑하근)과 힘줄로 구성된 부위로 어깨 회전과 관련이 깊다. 이 부위가 외상이나 염증으로 찢어진 것이 회전근개 파열이다. 특히 60대 이후에 회전근개 파열 발생률이 높아져, 오십견(동결견) 발생률보다 압도적으로 많다(60대 이후 회전근개 파열 발생률이 약 30%, 오십견은 약 2~5%). 증상만으로 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을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경우 병원에서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하다.
회전근개 파열의 일반적인 증상은 통증이다. 팔을 들어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 어깨나 팔이 아프고, 움직일 때 ‘딱딱’ 소리가 나거나 걸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팔을 올리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방치하면 손상된 부위의 상태가 점점 심해질 수 있으며,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회전근개 염증이나 찢어진 부위를 확인한다. 대부분은 주사 치료를 시도하고, 파열이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이상철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회전근개가 파열됐다고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통증이 주로 문제인 경우는 충분한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특히 오버헤드 운동(overhead activity)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버헤드 운동은 머리 위로 손을 들어올리는 행동을 말한다. 이는 공 던지기, 수영, 테니스 때 서비스 등과 같은 활동에 포함된다. 이러한 운동을 평소 많이 하는 사람들은 회전근개 파열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어깨의 반복적 사용과 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회전근개 파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30대부터 회전근개가 서로 충돌하다가 50대쯤 파열된다. 바른 자세일 때 근육은 충돌하지 않고 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젊을 때 자세가 바르지 않아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굽은 어깨)가 생기면 회전근개 충돌이 일어나기 쉽다. 따라서 목과 어깨를 펴서 근육의 충돌을 줄여야 한다. 사실 수십 년 이상에 걸쳐 형성된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를 교정하기가 쉽지는 않아 전문적으로 교정해도 6개월 이상 걸린다”고 설명했다.
회전근개 파열 예방법으로 특별한 것은 없지만, 금연과 당뇨병 관리가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유재욱 원장은 “통증이 있으면 일반 병원에서 그 원인과 정도를 확인해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팔 통증이 있으면 90도 이상 팔을 들어올리는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팔을 들어올릴 일이 있더라도 시계의 초바늘처럼 매우 천천히 해야 한다. 한마디로 팔 움직임을 적게 해야 한다. 그런데 팔이 아프면 근육을 키워야 한다며 더 움직이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허리 통증의 원인 ‘디스크·협착증’
허리에 쿠션 대고 앉기와 천천히 걷기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주요 질환으로는 추간판(디스크) 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이 일반적이다. 60대 이전에는 주로 디스크가 생기지만, 60대 이후에는 척추관 협착증이 더 많이 나타난다.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으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면, 평소 하던 운동을 중단하고 허리 사용을 삼가야 한다.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말랑말랑한 디스크가 위치해 있다. 이 디스크가 제자리에서 벗어나 신경을 건드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디스크 탈출의 주요 원인은 불량한 자세다. 오랫동안 엎드려 책 또는 스마트 기기를 보거나, 잘못된 자세로 오래 앉아있는 경우, 혹은 장시간 휴대전화를 볼 때 디스크가 무리한 압력을 받아 제자리에서 이탈할 수 있다. 또 무거운 물건을 갑자기 들거나 반복적으로 들어올리는 행위도 디스크에 큰 압박을 준다. 유재욱 원장은 “소파에 앉으면 몸은 편할지 몰라도 디스크가 뒤쪽 또는 옆쪽으로 튀어나온다. 그러면 척추의 관절이 두꺼워지거나 인대가 넓어져 척추관을 막는 협착증이 생긴다. 이렇듯 디스크와 협착증은 아주 다른 질환이 아니라 진행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두 가지 모두 허리를 많이 그리고 무리하게 사용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허리가 아픈데도 복근이나 허리 근육을 단련한다면서 윗몸일으키기와 같은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심각하게 만든다. 갑작스러운 디스크는 몇 개월 허리 사용을 자제하면 낫는다. 그래도 호전되지 않으면 병원 치료(주사 치료·견인 치료·신경성형술·수술)를 받을 필요가 있다. 이상철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잘못된 자세를 고치는 것이다. 치료 방법으로 매켄지 신전운동이 중요하다. 신경학적 마비가 동반되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디스크 전체가 손상되는 등 극소수 환자에게 필요하며 대부분은 보전적 치료로 증상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매켄지 신전운동은 뉴질랜드의 물리치료사 로빈 매켄지가 허리 근육을 강화하고 자세를 바르게 개선하기 위해 고안한 운동이다. 이 운동의 핵심은 말 그대로 허리를 늘려 펴는 동작이다. 배를 바닥에 붙이고 엎드린 자세에서 양손을 어깨 앞에 둔 후, 허리에 힘을 빼고 팔 전체를 이용해 상체를 서서히 들어올리면서 허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를 10초 정도 유지하기를 여러 번 반복한다. 개인마다 효과가 다르므로 몇 차례 시도해 보고 효과가 없으면 중단해야 한다. 본래 척추가 앞으로 구부러진 형태(요추전만)를 유지하는 생활습관도 허리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평소 앉을 때 쿠션을 허리에 대면 요추전만을 유지할 수 있다. 또 허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 엉덩이 근육이다. 계단 오르기는 엉덩이 근육 강화에 좋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를 오랫동안 무리하게 사용해 척추뼈가 자라거나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이 지나는 통로(척추관)가 좁아져 신경이 압박받는 질환이다. 디스크는 몇 개월 정도 지나면 점차 회복되지만 협착증은 퇴행성이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진다. 디스크는 지나가는 병이지만, 협착증은 진행하는 병이다. 통증을 완화하고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무리한 운동보다 가벼운 걷기를 꾸준히 하는 것이 협착증 치료에 중요하다. 유재욱 원장은 “보통 척추관 협착증이 있으면 종아리가 너무 아파 잘 걷지 못한다. 통증이 심하면 허리를 움직이지 말고 쉬어야 한다. 대신 평소 천천히 걷는 습관이 필요하다. 걷다 보면 통증이 생기는데, 아프기 전까지만 걸으면 된다. 또 MRI(자기공명영상) 결과보다 자신의 증상을 더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권하고 싶다. 걸을 때 자신은 모르겠는데 주변에서 다리를 전다고 하거나 100m도 못 가서 주저앉는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마비 증세가 있는 것이고, 마비가 오면 치료해도 장애가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릎 통증의 원인 ‘관절염·연골조직 손상’
체중 5kg만 줄여도 증상 호전
무릎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관절염(퇴행성·염증성)과 연골 조직 손상이다. 이들 질환으로 관절 내부의 구조가 변하거나 손상된 데다 염증 반응까지 작용해 통증이 생긴다. 권혁민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만성적인 골관절염으로, 연골 손상에 수반되는 관절 내 여러 구조의 복합적인 염증 반응이 누적되면서 통증, 관절의 변형, 운동 제한 등이 생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대표적인 질환이다. 염증성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반응과 관련된 복합적이고 지속적인 염증 반응으로 발생하는 관절염이다. 대표적으로 류머티스 관절염과 통풍성 관절염 등이 있다. 연골 및 연골판 손상은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외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또 체중 부하가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손상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릎 통증의 위치에 따라 의심되는 질환이 다르다. 무릎 안쪽이 아프다면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이는 40대부터 발바닥의 아치가 무너지면서 무릎 안쪽으로 체중이 실린 결과다. 무릎 바깥쪽이 아프면 연골 조직 손상이 의심된다. 대표적인 연골 손상은 연골연화증으로, 슬개골(무릎뼈) 아래에 있는 연골 조직이 약해지거나 손상된 것이다. 무릎 앞쪽 통증은 대체로 슬개골과 슬개건(무릎 힘줄)의 문제 때문이다. 불편하고 굽이 높은 신발 그리고 불량한 걷기 자세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슬개건은 달리거나 뛰는 동작으로 망가진다.
무릎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들의 예방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체중 감소로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근력 운동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체중 5kg만 줄여도 통증이 완화된다. 아치가 있는 깔창을 사용하고, 굽이 낮고 편한 신발을 신는 것도 한곳에 집중되는 하중을 분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쪼그려 앉아 일하는 자세와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드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운동도 무릎 하중을 줄이면서 주변 근육을 발달시키는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자전거 타기와 수영장 에어로빅 등이 그런 종목이다. 또 벽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벽을 등지고 서서 벽에 머리와 허리를 붙이고 발은 30cm 정도 앞에 둔다. 머리와 허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앉았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운동이다.
언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까. 유재욱 원장은 “누워서 무릎을 최대한 구부릴 때 통증이 있거나 종아리가 허벅지에 닿지 않으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주사 치료, 수술 치료를 진행하지만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무릎 주변 구조물을 교정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다리를 교정하거나 무릎 힘줄인 거위발 건염을 치료하면 관절염이 호전되면서 통증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