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SNS서 ‘외국 의사 허용’ 방침 비판
의사 사회서도 “부끄럽다” 질책 쏟아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정부의 외국 의사 도입 방침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임 회장은 9일 자신의 SNS에 소말리아 의대생 졸업 사진이 담긴 기사를 올리며 “커밍 순(Cooming soon)”이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기사에는 2008년 소말리아 베나디르대 의대 졸업생들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졸업식을 열고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이 담겼다.
기사에 담긴 사진을 인용한 외신들은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도시 중 한 곳인 소말리아의 모가디슈에서 의대생 20명이 졸업장을 들고 있다”며 “이날 졸업식은 총탄으로 손상된 소말리아 한 호텔의 바리케이드 안에서 열렸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의 게시물은 실력이 보장되지 않은 소말리아 의사들마저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외국 의사 진료 허용’ 방안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을 두고 의료계 안팎으로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게시물의 일부 댓글에는 “특정 국가를 비하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힘들게 사는 나라에서 어렵게 의사가 된 친구들일 텐데 부적절하다. 의협 회장은 의사의 얼굴이므로 언행에 신경 써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의료계에서도 “부끄럽다”, “이건 잘못된 것”이라며 질책했다. 일각에선 “외국 의사 도입에 대해선 해당 국가의 의사들의 자질과 교육 수준을 논의해야 한다”며 “특정 국가를 비하하는 문제가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의사 커뮤니티에선 “소말리아 의사들은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의사 동료들”, “그 나라 의대 교육의 질을 따져야지 인종을 차별하거나 나라 자체를 비하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임 회장은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에도 “수없이 많은 후진국 의사가 아니라, 후생노동성 장관 하나만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게 낫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지난 8일에도 SNS에서 “전세기는 어디다가 두고 후진국 의사 수입해오나요?”라며 복지부를 저격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보건의료 위기 ‘심각’ 단계에 따라 외국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의 국내 의료 행위를 허용하는 등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다만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질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적절한 진료역량을 갖춘 경우에만 외국 의사에 의료행위를 승인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