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텔 스위트룸으로 저녁 식사 초대”
트럼프 측, 선정적이라며 심리 무효 요구했으나 반려

트럼프 형사재판서 증언하는 스토미 대니얼스(일러스트) ⓒAP=연합뉴스
트럼프 형사재판서 증언하는 스토미 대니얼스(일러스트) ⓒAP=연합뉴스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니 대니얼스가 뉴욕 맨해튼형사법원 법정에 7일(현지 시각) 증인으로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과 입막음 돈을 받은 사실을 증언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대니얼스는 이날 증언에서 2006년 미 서부의 타호 호수 인근에서 골프 대회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텔 스위트룸으로 저녁 식사를 초대받았고, 이후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했다.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새틴 잠옷 차림으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술에 취하거나 약을 먹지 않았지만 정신을 잃은 듯했다며 합의하지 않은 성관계였음을 시사했다.

대니얼스가 주장한 성관계 시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와 결혼한 지 약 1년이 지났을 때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에 개의치 말라고 말했다고 대니얼스는 언급했다. 또 그날 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녀에게 자신이 진행하는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할 것을 제의했다고도 전했다.

대니얼스는 2016년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침묵하면 돈을 준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증언했다. 대니얼스는 합의 이후 돈 지급이 지연되자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돈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걱정됐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가 증언하는 내내 시큰둥한 표정을 보였으며, 때로는 그의 변호인에게 뭔가 속삭이거나 고개를 가로저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사실을 부인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날 오후 대니얼스의 증언 내용이 선정적이어서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판사에게 심리 무효(Mistrial) 선언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건을 맡은 후안 머천 판사는 대니얼스의 말이 명백히 거슬리긴 했으나 그녀가 증언한 일부 내용은 말하지 않게 놔두는 것보다 나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심리 무효 요청을 반려한 이유를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를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