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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 방영된 《미스트롯3》 준결승전에서 톱7 결정
뮤지컬.국악.댄스.삼바 등까지 아우르며 전 연령대로 팬덤 확대

2월29일 TV조선에서 방영된 《미스트롯3》 준결승전에서 톱7 결정을 위한 경연을 펼치고 있다. ⓒTV조선 캡처
2월29일 TV조선에서 방영된 《미스트롯3》 준결승전에서 톱7 결정을 위한 경연을 펼치고 있다. ⓒTV조선 캡처

《미스트롯1》 송가인과 《미스트롯2》 양지은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트로트 스타가 탄생했다. 2월29일 TV조선에서 방영된 《미스트롯3》 준결승전을 통해서였다. 톱7에 정서주, 나영, 배아현, 미스김, 오유진, 김소연, 정슬이 올랐다. 이들은 일주일 후 ‘트로트 여제’ 자리를 놓고 마지막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사실 《미스트롯3》 방영 전까지만 해도 우려가 적지 않았다. “트로트 오디션은 이제 한물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1회 시청률이 전국 유료 기준으로 16.6%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7.3%를 찍었다. 목요일 전체 프로그램 1위였다. 한국갤럽이 최근 공개한 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스트롯3》는 올해 1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에 선정했다. 선호도 역시 5.0%로 2위인 《고려거란전쟁》(4.5%)뿐 아니라 3위 《나 혼자 산다》(3.5%), 4위 《내 남편과 결혼해줘》(3.3%), 5위 《웰컴투 삼달리》(3.2%) 등을 멀찍이 앞질렀다.   

송가인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통해 ‘트로트 붐’을 일으켰던 《미스트롯1》이나 시청률 30%를 넘었던 《미스트롯2》 때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5%의 시청률도 넘기기 힘든 현재 방송가 상황을 고려하면 트로트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미스트롯3》가 다시 한번 입증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대중은 왜 아직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화답하는 것일까. 

《미스트롯3》 준결승전에서 《바람 바람아》를 불러 최종 1위를 차지한 정서주. ⓒTV조선 캡처
《미스트롯3》 준결승전에서 《바람 바람아》를 불러 최종 1위를 차지한 정서주. ⓒTV조선 캡처

갈수록 진화하는 트로트 오디션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첫 번째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끝없는 변화와 진화를 전문가들은 꼽고 있다. 트로트라는 기성 가요에 뮤지컬, 성악, 국악, 댄스, 삼바 등 다양한 음악적 색깔이 입혀지면서 중장년층 위주에서 전 연령대로 팬덤이 확대됐다. 자연스럽게 트로트라는 장르의 주목도도 높아졌다. 단지 지역 행사를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했던 트로트 가수들은 콘서트나 음원, 심지어 TV와 OTT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방송사들도 인기에 한몫 거들었다. 보통의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경연이 끝나면 각자의 길을 모색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은 스핀오프(원작을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되는 작품)를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이어갔다. 신청자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노래를 불러주는 《사랑의 콜센터》 《뽕숭아학당》 《미스터트롯2 토크콘서트》 등이 대표적이다. 《미스트롯3》 역시 본방송이 종영돼도 스핀오프를 통해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0대 스타들의 등장도 눈에 띈다. 미성년자 계보의 ‘시조새’ 격인 정동원을 시작으로 전유진, 김다현, 김태현 등이 그동안 트로트 오디션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들은 귀여운 이미지가 아니라 실력으로 어른들과 경쟁을 벌여 주목을 받았다. 현재 방영 중인 《미스트롯3》에서도 정서주와 오유진, 빈예서 등 ‘미성년자 3인방’이 한때 최상위권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준결승전에서 빈예서가 목 컨디션 난조로 최종 결승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로컬 음악으로 여겨지던 트로트가 K팝 붐을 타고 해외에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트로트 붐’의 원조 격인 송가인과 임영웅은 2022년 말과 2023년 초에 미국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홍진영은 영어곡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로 미국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동남아에 ‘찐이야 열풍’을 일으켰던 영탁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 필리핀에 진출하는 등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20년 전만 해도 K팝이 세계를 정복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흡수해 진화와 발전을 한 미국의 컨트리처럼 트로트도 변화를 시도한다면 ‘트로트 글로벌리티’를 만드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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