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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도부도 분열…“위기 외면하는 최고위 의미 없어”
“文, 약속 안 지킨 이재명 경고해야” vs “오히려 역효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계파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친문(親문재인)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략 공천에서 배제된데 이어, 고민정 의원도 ‘공천 논란’에 대한 항의 의미를 담아 최고위원직 사퇴를 발표했다. 당의 분열 위기가 가중되는 가운데, 친문 구심점 역할을 해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낼지도 정치권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의 ‘불공정 공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27일 ‘공천 갈등’ 뇌관으로 꼽혀온 서울 중·성동갑에 임종석 전 실장을 배제시키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직전 회의에서 ‘임종석 공천 배제’에 대해 “논란을 불식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각종 ‘지표’를 근거로 의결을 강행했다는 것이 전략공관위 측 설명이다.

여기에 당 지도부에서 유일한 친문계로 꼽혀온 고민정 의원도 지도부 사퇴를 선언했다. 앞서 그는 지난 25일 심야 최고위 회의를 통해 최근 불거진 ‘불공정 공천’ 문제를 논의하려 했으나, 지도부가 해당 안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홍익표 원내대표도 강성 친명(親이재명)계인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의 서울 은평을 경선 허용에 대해 ‘해당행위’라는 의견을 개진했으나 회의에서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제가 문제 제기했던 것은 ‘공천갈등’과 ‘무전략’에 대한 비판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이를 논의하지 않는 최고위원회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불신’ 위기가 국회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국민들에게 ‘절망’으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은 앞으로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당내에선 ‘현역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현역 의원들의 ‘탈당·불출마 러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김영주·이수진·설훈 의원은 앞서 탈당 의사를 밝혔고, 대전 대덕구 현역인 박영순 의원도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에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며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4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지지자에게 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지지자에게 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明文화합’ 역행하는 민주…文의 메시지는?

정치권에선 이 같은 분열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경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총선 정국에서의 당내 계파 프레임 분열 가능성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며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으로서 총선승리를 위해 단결하자”고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불거진 공천 잡음으로 문 전 대통령의 심경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한 친문계 민주당 총선 후보도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당을 완전히 사당화 시키고 차기 전당대회와 대선까지 자기 측근들만 당에 배치시키겠다는 심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은 물론 당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께서 메시지를 내주면 당의 분열 상황에서 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의 경고 메시지가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한 야권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은 잊혀지고 싶다고 했으면 잊혀져야 한다”며 “지금처럼 스탠스도 명확하게 하지 않고 이재명 대표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을 만나면서 애매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 이것이 더 당을 혼란스럽게 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절대 친문계를 대변해선 안 된다”며 “대한민국 정치 원로로서 전체 판을 보고 해야지, 친문계 인사들이 당한다고 나서면 더 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답게 한국 정치 전반을 얘기하고 민주당의 미래를 제시하는 입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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