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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국제유가 4%대 급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 커져”

7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의 보복 폭격으로 연기가 치솟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 AFP=연합뉴스
8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의 보복 폭격으로 연기가 치솟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무력 분쟁으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게 됐다. 당장 안정세를 찾아가던 국제유가는 다시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다시 한 번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의 늪에 빠질 전망이다.

9일(한국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1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장중 한 때 배럴당 4.7% 오른 86.69달러에 거래됐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선물가격도 4~5%까지 뛰었다.

최근 국제유가는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에 85달러 안팎 수준으로 급락한 바 있다. 100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는 기존 전망과는 달리 안정세를 찾아가던 흐름이었다. 그러나 이번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다시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은 모두 원유 생산지가 아니어서 국제 유가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다만 이번 분쟁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과 하마스의 배후에 있다는 의심을 받는 이란 간 대리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은 하루 원유 수출량이 200만 배럴에 육박할 정도로 국제 원유 공급에 있어 존재감을 보이는 국가다. 만약 미국 정부가 이번 분쟁을 계기로 이란의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면 원유 수급에 악영향을 끼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유가가 오르면 물가도 상승한다. 이 때문에 이번 분쟁이 자칫 ‘중동 전쟁’으로 번질 경우, 하락 추세이던 각국의 물가 흐름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던 한국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계절적 요인에 중동발 국제유가 상승세가 더해질 경우, 물가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금융센터는 “과거 분쟁에서는 단기전 사례가 많고, 영향도 제한적이었지만 이번 사태는 이례적인 측면이 많아 어떻게 전개될지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세계 경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어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분쟁은 하마스가 유대교 안식일인 7일(현지 시각) 새벽 이스라엘을 겨냥해 기습적으로 수천 발의 로켓포를 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를 파괴하기로 결정하는 등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이틀 만에 사망자만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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