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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왜곡편집 의혹에 “방송 시간 맞춰서 분량 줄였을 뿐…제작진 고충 이해해 달라”

방송인 김어준씨 ⓒ 시사저널
방송인 김어준 ⓒ 시사저널
TBS가 자사 라디오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방송인 김어준을 비판한 패널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왜곡 편집해 내보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TBS 측은 "방송 시간에 맞춰 분량을 줄여야 했다"며 해명에 나섰다. 인터넷 매체인 직썰의 정주식 편집장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주 TBS 라디오 프로그램 《TBS의 창》 녹음에 다녀왔다"며 "주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비평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자를 봐서 호의를 갖고 나름 성의껏 비평을 하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TBS 아고라) 다시듣기를 통해 TBS와 김어준에 대한 비판 발언 대부분이 삭제된 상태로 나갔다는 걸 확인했다"고 전했다. 정 편집장은 "그나마 호의적으로 말한 내용은 전부 담겨있는 걸 보면 분량상의 이유로 들어낸 것은 아닌 걸로 보인다"며 "삭제된 대목은 정치의 온도 변화에 따라 드러나는 김어준의 정파성, 뉴스공장이 '진보의 가세연'이라 불리는 이유, 똑같은 관점의 패널들만 우르르 나오는 정치비평 코너들의 문제, 최근 김어준의 정경심 재판 관련 발언의 문제 등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함께 출연한 이경락 박사가 진행자의 행태를 점령군에 비유한 발언도 통째로 날아간 상태다. 들어보니 음절단위로 편집을 해 놓아서 중간 말은 다 어디가고 무슨 AI같이 앞뒷 말만 남아있다"며 "저럴 거면 이런 프로그램을 왜 하겠다고 나섰고, 저 정도 비판조차 수용하지 못할 정도면 도대체 저 방송국은 지금 어떤 상태라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정주식 직썰 편집장이 게재한 글 ⓒ페이스북 캡처본
정주식 직썰 편집장이 게재한 글 ⓒ페이스북 캡처본
이에 TBS 측은 "《TBS 아고라》는 편집을 전제로 한 녹음 프로그램"이라며 "개편 후 첫 방송이었던 만큼 넉넉하게 30분 가까이 녹음을 진행했고 그중 14분을 내보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출연자 입장에서는 본인의 발언 가운데 절반이 편집되어 불쾌할 수도 있지만 한정된 방송 시간에 맞춰 분량을 줄여야 하는 제작진의 고충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TBS측의 해명에, 정 편집장은 2일 밤 다른 글을 올려 "이 사람들 진짜 사람이 우습나 보다"라면서 "방송이 제작진의 의도에 의해 왜곡 편집되어 나갔다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같이 출연했던 다른 패널과 진행자의 일치하는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정 편집장은 "나는 방송욕심도 분량욕심도 없는 사람이다. 내 말이 왜곡되어 전달되지 않았다면 몇분을 잘라내도 상관없다"며 "분량이 잘려서가 아니라 청취자들에게 나의 의견이 왜곡되어 전달되었기에 불가피하게 페이스북에 유감을 밝힌 것"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나한테 청취자 여론을 고려하여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사정을 이야기했다면 직장인으로서 이해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언론에 '출연자의 기분'을 탓하며 의도적 논점일탈을 한다. 살다보니 이런 더러운 일도 다 있다"고 재차 분노를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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