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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병으론 관절통·수근관증후군, 남편의 질환으론 대사증후군·전립선비대증 신경 써야

코로나19 대유행의 장기화로 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다소 답답하고 지루한 시기지만 부부가 서로의 건강을 살펴보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남성과 여성에게 각각 흔하게 발생하지만 서로 잘 모르는 질환이 있다. 여성 질환으로는 관절통과 수근관증후군이 대표적이고, 남성 질환으로는 대사증후군과 전립선비대증이 꼽힌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관절통 예방을 위한 근육 단련

중년 여성 상당수가 경험하는 병은 무릎 관절통이다. 장시간 무릎을 꿇거나 쪼그린 자세에서 집안일을 하면서 통증을 느끼는데, 무릎을 잡아주는 대퇴근 힘이 약해 통증을 쉽게 느낀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닳아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쪼그린 자세나 계단 오르내리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을 피하는 것이 좋은데, 무엇보다 평소 무릎 근육을 단련해둘 필요가 있다. 근육이 탄탄하면 무릎을 잘 지탱할 수 있고 통증도 덜하기 때문이다. 무릎이 다소 아프다고 무조건 신체활동을 피할 것이 아니라 가려서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실내자전거 타기는 허벅지 근육과 무릎 근육을 동시에 사용하므로 하체를 단련하고 무릎에 큰 부담도 주지 않는다. 바닥에 누워 무릎을 구부려 가슴 쪽으로 가져온 뒤 발바닥이 천장을 향하도록 무릎을 쭉 펴면서 다리를 뻗는 동작도 좋다. 바닥에 누워 무릎을 펴고 허벅지에 힘을 준 상태에서 발끝만 몸쪽으로 당긴다는 느낌으로 한쪽 다리를 45도 정도 들어올렸다가 3초간 버틴 뒤 천천히 내리기를 하루 10회씩 3세트를 한 달 정도 꾸준히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무릎이 심하게 아픈데도 운동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고 가만히 앉아있어도 통증이 심한 경우라면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물리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준규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비수술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국소적으로 연골 등이 손상된 경우에는 관절경 수술을 받으면 된다. 연골이 심하게 마모된 경우에는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치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펴는 동작으로 수근관증후군 예방

40~60대 여성에게 잘 발생하는 질환으로 수근관증후군도 있다. 손목에 신경과 힘줄이 지나는 수근관이라는 통로가 있는데 어떤 이유로든 이 수근관이 눌려 그 안의 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흔히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손목을 자주 사용하면서 힘줄이 부어올라 수근관을 압박할 수 있다. 또 골절·탈구·감염·염증·외상 등으로 신경이 손상되기도 한다. 평생,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이 50% 이상으로 흔하며 남성보다 여성이 5배 이상 많이 겪는다.   수근관증후군이 생기면 1~2분 동안 손목을 굽힐 때나 손목을 두드릴 때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손목에 힘이 빠져 병뚜껑을 따거나 열쇠를 돌리기도 힘들어진다. 날씨가 춥거나 찬물에 손을 넣을 때 유난히 손끝이 시리거나 저리기도 한다. 손가락 저림 증상은 밤에 심해지기도 하는데, 손목을 터는 것과 같이 손과 손목을 움직이는 동작을 하면 증상이 다소 가라앉는다. 평소 손목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동작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 부목으로 손목을 고정하거나 소염제 등과 같은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을 때는 수근관 자체를 넓히는 수술을 고려한다. 강진우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수근관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이 5배 이상 많이 겪는 질환으로, 실제 40~60대 중장년층 여성이 진료실을 많이 찾는다. 중년 이후 여성들은 설거지나 집안일을 하다가 손목이나 손이 저린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때 손바닥을 자주 벌려 손목에 전달되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더운물에 20~30분씩 찜질하거나 손목을 자주 마사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임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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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해 밥 몇 숟가락 덜 먹기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은 질환으로 대사증후군이 있다. 2018년 기준 남성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약 28%다. 대사증후군이란 여러 가지 병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즉 복부비만·고중성지방혈증·저(低)HDL(좋은 콜레스테롤)·고혈압·고혈당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대사증후군이다. 대사증후군은 심장질환·뇌졸중·당뇨병 등 생명과 직결되는 병의 위험을 높인다.  대사증후군은 건강검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리둘레가 남성은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일 때 복부비만이다. 고중성지방혈증은 혈중 중성지방이 150mg/dL 이상일 때를 말한다.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없애주는 HDL이 남성에서 40mg/dL 미만, 여성에서 50mg/dL 미만이면 저HDL콜레스테롤로 진단한다. 혈압이 130/85mmHg 이상이면 고혈압이다. 고혈당이란 공복 시 측정한 혈당이 100mg/dL 이상일 때를 말한다.  김장영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허리둘레를 남자는 90cm 이하, 여자는 85cm 이하로 유지하면 대사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 자신이 먹는 밥 한 그릇에서 몇 숟가락씩만 덜 먹으면 반찬도 그만큼 적게 먹기 때문에 하루에 약 500kcal를 줄일 수 있다. 이 정도면 살이 빠진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해도 혈액검사 등으로 대사증후군 위험이 확실히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장대사증후군학회는 4월 대사증후군 예방과 치료를 위한 생활습관 개선 지침을 공개했다. 체중은 6~12개월에 걸쳐 약 10%를 줄이는 것이 좋다. 30~40대 복부비만의 주요 원인은 음주이므로 하루 음주량은 소주 4잔(여성은 2잔) 미만이 바람직하다.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이 있는 삼겹살·베이컨·과자 등을 피하고 불포화지방산이 있는 과일·채소·견과류·콩류·생선 등을 섭취한다. 전문가들은 주 5~6회, 1회 30분 이상 중등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것을 권장한다.   

전립선 건강에는 평소 체온 유지가 중요

소변을 보는 횟수가 증가하거나, 자는 도중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거나, 소변을 흘린 경험이 있다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야 한다. 전형적인 전립선비대증 증상이다. 전립선비대증은 60대 남성의 60% 이상이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다. 방광 아래에 있는 밤톨 모양의 전립선은 정액을 구성하는 액체 성분의 일부를 만들어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전립선이 커지는데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를 눌러 소변 보기가 힘들어진다. 평소 반신욕 등으로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카페인 음료나 알코올 섭취를 피하는 것이 전립선비대증 예방에 좋다. 전립선비대증을 방치하면 소변을 못 보는 급성 요폐 증상이 발생하거나 요로감염, 방광 내 결석, 신장 기능 손상 등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비뇨기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김형곤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치료하지 않아 만성화되면 배뇨가 아예 되지 않는 요폐가 유발될 수 있고 심하면 방광이 과도하게 팽창돼 방광 기능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뇨기과에서 증상 점수표, 직장수지검사, 요속검사, 초음파 검사 후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으면 일차적으로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약물치료는 전립선 부위의 긴장을 풀어주거나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 소변이 잘 나오도록 해준다. 약물은 효과가 좋고 부작용도 적지만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증상이 심하거나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는 경우에 내시경으로 막혀 있는 요도를 뚫는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을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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