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감염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 및 사회활동이 줄어들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못하고 우울감이 더 깊어지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이른바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을 위한 ‘심리적 방역’이 필요하다.
코로나 우울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혹시 코로나에 감염된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과 불면부터 기침하는 사람을 피하거나 주위 사람들이 병을 옮길지 모른다는 염려, 감염되면 비난받을까 하는 걱정, 취미나 친목 활동을 못 하면서 생기는 우울함, 답답함 등 다양한 신체증상을 호소한다.
이러한 스트레스 반응은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도 충격의 원인이 없어지면 사라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장기적인 스트레스는 2차적인 정서불안을 유도해 더 심한 신체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인간은 기억하고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상황을 기억하고, 위험이 지속되면 재충격의 두려움, 위험이 가까이 있거나 점점 다가오는 것 같은 불안 등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코로나 우울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손 씻기, 얼굴에 손대지 않기,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자신의 감염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감염의 공포를 잊기 위해 규칙적인 수면과 기상 등 일상생활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서는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좋지만 좁은 실내공간에서 하는 운동보다는 넓은 공원에서 산책을 하거나 혼자 할 수 있는 야외 운동을 하면서 기분을 전환하는 것이 좋다. 다만 최근 휴가철을 맞아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는데, 야외에서도 거리 두기는 지키고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은 가급적 피할 것을 권한다. 야외활동이 어렵다면 음악, 미술, 독서, 영화감상, 좋은 사람들과의 통화나 소통 등 자신의 취향에 맞춰 좋은 기분을 이끌어낼 수 있는 활동을 통해 기분을 즐겁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산림청은 최근 감염병 전담병원 소속 코로나19 대응 인력을 대상으로 숲 치유 지원 행사를 진행했다. ⓒ산림청 제공
막연한 불안 버리고 정확한 상황 판단에 집중해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에도 주의해야 한다. 재난 상황에서는 가짜뉴스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앞이 잘 보이는 낮 시간에 운전하는 것보다 어둡거나 안개가 자욱한 상황에서 불안감이 더 커지고 집중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럴 때는 작은 자극에도 위험을 크게 느끼고 부정적인 예상을 하게 될 확률이 높다. 평소 같으면 무시하고 믿지 않을 가짜뉴스를 믿고 행동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가짜뉴스가 아니더라도 매일 쏟아지는 코로나 관련 뉴스가 심리적 외상을 유발하는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 뉴스를 보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계획이나 준비 없이 계속 충격적인 소식이나 장면을 보게 되는 것은 스스로 심리적 충격을 키우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증가 추세가 많이 둔화되다가 최근 소규모 집단감염과 8·15 광화문 집회로 인해 전국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방역활동을 전 세계가 주목하던 상황에서 성공적인 방역활동에 위기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온 국민의 단합된 노력이 필요하다. 이론적으로만 방역수칙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철저하게 지키며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가짜뉴스로 사실을 부인하고 정치적인 공권력의 탄압 등으로 왜곡하고 있는 일부 언론과 사회 지도층의 행동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이제는 막연한 불안보다 정확한 상황 판단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되찾아가야 할 때다.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며 감염병 확산을 막는 활동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연결한 상태에서 조금만 더 신체적 거리 두기를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