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베트남-북한 우정유치원’ 원장 응오 티 밍 하 “북한 사상은 가르치지 않는다”

‘베트남-북한 우정유치원’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문이 예상되는 장소 중 하나다. 원장 응오 티 밍 하(54)는 2월20일 AFP통신 등 외신에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을 환영한다”며 “김 위원장이 유치원에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유치원은 1978년 북한의 기부금으로 설립됐다고 알려져 있다. 응오 티 밍 하 원장은 이곳의 산증인과도 같은 인물이다. 36년 전부터 일해 왔고, 지금은 원장을 맡고 있다. 그가 김 위원장의 방문을 희망하는 이유가 뭘까. 시사저널이 응오 티 밍 하 원장을 따로 만나 들어봤다. 
시사저널과 인터뷰중인 응오 티 밍 하 원장. ⓒ 공성윤 기자
시사저널과 인터뷰중인 응오 티 밍 하 원장. ⓒ 공성윤 기자
 

왜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나.

"우선 나는 베트남-북한 우정협회 회원이다. 지금까지 북한에 총 3번 갔다 왔다. 첫 번째는 북한의 개천절(연도는 밝히지 않음), 두 번째는 2011년 김일성의 100번째 생일, 세 번째는 2014년 파쇼 승리 기념일 때다. 북한에 갔을 때 김정은 위원장이 아이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

북한의 기부금으로 유치원을 설립한 게 사실인가.

"북한이 베트남 시민들에게 유치원을 증정해 줬다. 이 유치원은 베트남에 대한 북한의 사랑이 담긴 선물이라고 본다"

교육 프로그램 중에 북한과 관련된 내용은 무엇인가.

"원아들은 왜 유치원 이름이 ‘베트남-북한 우정학교’인지에 대해 배운다. 또 북한의 수도, 국기, 전통 의상인 한복, 동요, 음식 등에 대해 교육을 받게 된다."
ⓒ 공성윤 기자
ⓒ 공성윤 기자
 

원아들 중에 북한 아이도 있나.

"몇 년 전에 외국인 아이들을 받은 적이 있었다. 베트남 외교부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간부의 자녀 또는 손주들이었다. 그 외에 미국이나 네덜란드, 프랑스, 러시아, 방글라데시 등에서 온 아이들을 받은 적도 있다. 2015년엔 원아 중에 북한에서 온 아이도 있었다. 2017년에 졸업했다. 그 아이는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의 외손녀였다."

베트남 정부가 유치원 운영에 개입하는 부분도 있나.

"유치원은 베트남 교육부의 프로그램을 따라 운영된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원아들에게 실용적인 기능 등을 가르치기 위해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 교육하고 있다. 북한의 문화나 영어 수업도 같이 진행한다."

유치원의 하루 일과는.

"오전 7시부터 시작한다. 원아들은 등원하면 간단하게 운동한 뒤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그 내용은 매일 다르다. 하루는 음악이 될 수도 있고, 하루는 체험 수업이 될 수도 있으며, 또 다른 하루는 예술 창조 수업일 수도 있다. 수업이 끝나면 마당에 나가 친구들과 같이 논다. 하교 시간은 오후 5시인데 유치원에서 더 머무르고 싶으면 8시까지 있을 수도 있다. 그 동안 원아들의 위생을 관리하고, 학부모가 오면 아이들을 보내준다. 주말에는 쉰다."

유치원 현황과 규모에 대해 알려 달라. 

"현재 원아는 총 470명이다. 교사와 직원은 76명. 교실은 17개고 그 외에 여러 첨단 시설도 갖추고 있다. 2012년 베트남 정부가 30억동(1억 4460만원)을 투자해 개보수를 했다. 이후 시설의 질을 높이고자 매년 투자하고 있다."

북한과 유치원의 관계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학부모는 없는지.

"이 유치원은 41년째 운영되고 있다. 하노이 시민들 사이에선 매우 친숙한 교육기관이다.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은 전혀 없다. 교육 수준도 높은 유치원으로 알려져 학부모들이 아이를 매우 보내고 싶어 한다."

아이들에게 북한 사상과 관련된 교육도 하나.

"정치나 사상에 대해 가르치진 않는다."
 

2월19일 유치원 내 김일성 북한 주석과 호치민 베트남 주석 사진이 걸린 교실에서 원아들이 수업을 듣는 모습. ⓒ 연합뉴스
2월19일 유치원 내 김일성 북한 주석과 호치민 베트남 주석 사진이 걸린
교실에서 원아들이 수업을 듣는 모습. ⓒ 연합뉴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